北 '9·19합의 파기' 선언 뒤 DMZ 내 초소 복구·중화기 배치
- 23-11-27
軍 "기존 시설물 복원 나선 듯… 서해 해안포 개방도 늘어"
북한군이 지난 23일 사실상 '9·19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를 복구하고 경계호를 조성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계호엔 중화기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이 DMZ 내 GP 복구에 나선 모습이 이달 24일부터 우리 군의 열영상장비(TOD) 등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이날 △북한군 4명이 목재로 된 초소 구조물을 짓는 모습 △얼룩무늬로 된 초소 주변에 북한군 4명이 서 있는 모습, 그리고 △앞서 GP를 철거했던 장소에 경계호를 조성하고 고사총(무반동총)을 배치한 채 주·야간 경계근무를 서는 모습 등을 촬영한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이들 사진은 주로 동부전선 지역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한다.
북한군은 앞서 남북한 간의 '9·19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DMZ 내 GP 10여곳을 철거했다. 이후 간혹 철거 GP 주변에서 북한군의 활동이 포착된 적이 있긴 하나, 이번처럼 초소를 복구하고 중화기를 반입해 주·야간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한다.
(국방부 제공) |
다만 과거 북한의 감시초소는 콘크리트 구조물이었던 반면, 북한군은 이번에 목재로 구조물을 짓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임시' 목적의 설치일 가능이 있단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선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군 관계자는 "(북한이) '9·19합의'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그 파기의 일환으로 기존 시설물을 복원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감시초소는 필수 경계시설이어서 (북한군이 DMZ 전 지역에) 다 만들 거라고 본다, 후사면에서도 시간을 두고 막사 등 시설물을 다 복원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적들의 움직임을 (우리 군은) 충분히 감시하고 있다"며 "우리 측 GP가 철수한 지역에선 수색·매복 작전을 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장병 안전을 보장한 상태에서 대비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달 21일 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했다.
(국방부 제공) |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 목적이 대남 정찰·감시역량 강화에 있다고 판단, 22일 오후 3시부로 9·19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설정했던 '비행금지구역'의 효력을 해제하고 무인기 등의 대북 정찰·감시작전 구역을 2018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그러자 북한은 23일 국방성 명의 성명을 통해 "(MDL에서) 각종 군사적 도발을 전방위적·입체적·계단식으로 확대해온 주범은 명백히 '대한민국' 족속들"이라며 "지금 이 시각부터 우리 군대(북한군)는 9·19합의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다. 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9·19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국방성의 23일 성명 발표 이후 북한 서해안 일대의 해안포 진지 포문 개방 횟수도 늘었다고 한다. 북한의 해안포문 개방 또한 9·19합의 위반에 해당한다.
군 관계자는 "기존엔 (개방 포문이) 평균 1개소에 1~2문 정도였는데, 지금은 장소와 문수가 상당히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국방부 제공) |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9·19합의 일부 효력정지를 "북한이 기다렸다는 듯 행동하고 있다"며 "(북한은) 의도적·반복적으로 (9·19합의를 위반)해왔기 때문에 제반 합의의 실효성이 상실된 게 아닌가 판단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1일 발사한 '만리경-1호' 위성을 활용해 한반도 일대와 미국 하와이·괌 등의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해당 위성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반적으로 (위성) 발사 뒤 (제대로 된 사진을 촬영하기까진) 수개월이 필요하다. (북한의 최근 주장은) '선전' 아닌가 평가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미국 측과 공조해 만리경-1호의 정상 작동 여부를 지속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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