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되고 종양도 되는…줄기세포의 미래 '담' 단백질에 달렸다

오스트리아·한국 연구진, 종양 유발하는 담 '비대칭성' 확인

"악성종양 치료제 개발에 활용"


오스트리아·한국 연구진이 성체줄기세포가 종양으로 발달하는 요인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악성 종양을 치료하는 연구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5일 과학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분자 생명공학 연구소(IMBA)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줄기세포는 여러 장기로 분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아 줄기세포는 사람의 손과 발, 장기로 발달·분화하는 데 작용한다.

성체 줄기세포는 신체 재생을 돕는다. 피부가 외부 자극으로 파괴됐을 때 피부의 성체 줄기세포가 필요한 조직 세포로 발달해 빈자리를 메우는 식이다.

소화기관 세포는 소화액 때문에 손상되기도 하는데 이때 내장 성체 줄기세포가 점막을 이뤄 세포 재생을 돕는다.  

문제는 성체 줄기세포의 분화가 '종양'으로 분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성체 줄기세포의 분화는 '윈트(Wnt) 신호'의 강도로 조절된다. 윈트 신호가 적절하면 성체 줄기세포는 재생에 필요한 만큼 분화한다. 다만, 과하면 종양이 된다.

강도가 왜 달라지는지 규명하기 위해 IMBA와 한국 기초과학연구원(IBS)의 구본경 박사 연구팀은 윈트 신호의 '전달 경로'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윈트 신호의 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단백질 'Rnf43'과 '담'(Daam)을 찾았다. 이 단백질들은 세포 표면의 수용체를 제거해 윈트 신호를 억제한다.

Rnf43과 담이 없으면 윈트 신호가 필요 이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는 성체 줄기세포의 과도한 분화로 이어지고, 결국 종양 발생 가능성을 키운다.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으로 각각 Rnf43과 담만 남긴 쥐 실험을 통해 종양 발생 연관성을 관찰했다. Rnf43을 없앤 쥐에는 종양이 생겼다. 담을 제거한 쥐에선 종양이 생기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윈트 신호의 '정규경로'와 '비정규경로'의 활성화 때문이라고 추론했다.

Rnf43을 제거하면 정규경로와 비정규경로 모두 활성화됐지만 담을 없애면 정규경로만이 활성화됐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윈트 신호의 비정규경로가 활성화할수록 종양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진은 장에서의 세포 분화와 재생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장 오가노이드'로 상세한 기전을 보는 추가 실험도 수행했다. 이때는 담만 남겼더니 장 오가노이드에서는 비정규경로 윈트 신호가 활성화돼 조직이 종양과 유사하게 변했다.

연구진은 담이 '비대칭적'으로 작동한다고 결론 내렸다. 담이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비정규경로는 활성화하면서 정규경로만 억제한다는 것이다. 비정규경로의 활성을 보여주는 척도로 '파네스 세포'가 있는데 담만 남겨진 오가노이드에서는 파네스 세포가 많이 분포했다.

실험에 참여한 구 박사는 윈트 신호의 비정규경로에 집중하면서 유의미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양 연구에서 그동안 윈트 신호의 비정규경로 전달은 주목받지 못했는데 담의 비대칭성 작동을 통해 그 중요성을 발견했다"며 "이를 활용해 악성종양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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