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게 찰스 3세가 선물한 피트향 위스키 '라프로익'…그 맛은?

 

특유의 강한 '소독약 냄새'로 호불호 갈리는 위스키로 꼽혀

 

찰스 3세와 깊은 인연…싱글몰트 위스키 최초 '로열 워런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2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위스키 '라프로익(Laphroaig)'을 선물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소 찰스 3세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라프로익 위스키는 과연 어떤 술일까.


주요 외신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2008년 라프로익 증류소를 방문했을 당시 서명했던 통에서 나온 한정판 라프로익 위스키 한 병을 선물했다.

라프로익은 게일릭어로 ‘드넓은 만의 아름다운 습지’라는 뜻으로, 스코틀랜드 서부에 위치한 작은 섬 아일라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다.

아일라 섬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들은 습지대로 인한 풍부한 피트(Peat, 이탄)와 강한 바닷바람이 큰 특징으로 꼽힌다. 피트는 ‘석탄화’가 되지 못한 습지에 축적된 풀이나 이끼 등의 퇴적물을 의미한다.

라프로익과 함께 아드벡, 라가불린이 아일라 섬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위스키 3총사다. 그 중에서도 라프로익은 특히 강렬하고 스모키한 피트향을 자랑해 대중적인 위스키가 아닌, 호불호가 갈리는 편에 속한다.

피트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연기로 몰팅하는 과정에서 향이 입혀지는데, 이 향이 꼭 병원에서 나는 소독약 냄새와 비슷해 ‘병원 냄새’나 ‘소독약 냄새’가 난다고 손사래를 치는 이들도 많다.

라프로익의 슬로건이 "사랑하거나 싫어하거나(you either love it or hate it)"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08년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가 스코틀랜드 아일라섬의 라프로익 증류소에 방문해 직접 위스키 제고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22일 엑스(X·옛 트위터)갈무리 
2008년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가 스코틀랜드 아일라섬의 라프로익 증류소에 방문해 직접 위스키 제고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22일 엑스(X·옛 트위터)갈무리 


◇싱글몰트 위스키 최초 왕실 '로열 워런트' 받아

찰스 3세는 그 중에서도 라프로익을 즐기고 좋아하는 ‘러버(lover)’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라프로익 증류소는 싱글몰트 위스키로는 최초로 왕실의 ‘로열 워런트(Royal Warrant)’ 인증을 받을 정도로, 찰스 3세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열 워런트는 왕실에서 구매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왕실 문장을 사용할 수 있는 허가증으로, 해당 상인으로서는 큰 영광이고 상응하는 경제적 이익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라프로익이 로열 워런트를 받게 된 역사는 1994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는 아일라의 라프로익 증류소를 찾았다. 당초 약 20분 간 짧게만 머무를 예정이었지만 개인 비행기가 활주로를 지나 멈춰 서는 사고가 나는 바람에 2시간 반 정도 이곳에 머물게 됐다.

증류소 지배인 이안 헨더슨은 이 시간 동안 찰스 3세에 온 정성을 다해 위스키 제조 과정을 설명했고, 찰스 3세 역시 여러 질문을 하며 위스키에 대해 배우고 음미했다.

이후 대체 비행기가 도착했고 라프로익 증류소는 찰스 3세에게 라프로익 위스키가 들어있는 오크통 2통을 선물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찰스 3세는 왕세자의 로열 워런트를 수여하게 된 것이다.

라프로익 위스키 공식 포스터. 22일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라프로익 위스키 공식 포스터. 22일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이러한 인연은 그 후로도 이어져 2008년 6월 4일 찰스 3세는 자신의 생일을 기념해 부인 커밀라와 함께 라프로익 증류소를 다시 찾았다.

이번에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위스키가 바로 이 때 방문했을 당시 찰스 3세가 서명했던 오크통에서 나온 한정판 라프로익이다.

라프로익 증류소는 1810년 도널드와 알렉산더 존스톤 형제가 가축 양육을 위해 스코틀랜드에 1000에이커의 땅을 임대하면서 시작됐다.

임대한 땅에 증류소를 설립했는데 본래 목적은 가축의 사료로 쓰이고 남은 보리를 처리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리들이 피트향을 머금고 위스키로 탄생하자, 기존의 위스키들과는 다른 특유의 맛을 내게 되면서 이들 형제는 1815년 본격적으로 위스키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1847년 도널드가 위스키 통에 빠져 사망했다는 비극적인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면서, 라프로익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떤 맛이고, 얼마나 맛이 있으면 설립자가 위스키 통에 빠져 죽을 수 있는지 궁금했던 대중들의 호기심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라프로익 증류소는 최근 구글 리뷰와 소셜미디어 조회수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해 선정한 스코틀랜드 최고의 위스키 증류소 10곳 중 1위로 선정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라프로익 증류소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짐 빔(Jim Beam)으로 유명한 기업 빔에 속해있다 일본의 산토리(Suntory)가 빔을 인수함에 따라 현재는 빔 산토리 산하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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