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공화당 내 적수는 니키 헤일리…큰손 기부자들 몰린다

지지도 제고 등 향후 수개월 동안 중요한 도전에 직면

공화당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데다 인도 펀자브 출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미국 대사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제치고 공화당 내 도널드 트럼프의 적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의 여론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공화당 대선 레이스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바로 그 밑의 판도는 헤일리가 디샌티스와 함께 아이오와주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고 뉴햄프셔와 자신의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최근 각각 단독 2위를 차지함으로써 바뀌었다. 

아이오와주에 기반을 둔 공화당 컨설턴트인 지미 센터스는 "헤일리는 지금 분명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녀에게 궁금한 것은 이것을 유지할 수 있는 조직을 갖고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몇 가지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각 후보들의 공격을 방어해야 하고 공화당 유권자들의 지지도 높여야 한다. 트럼프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만 헤일리 역시 트럼프가 크게 사랑받는 공화당에 근거를 둬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이나 정치 평론가들은 낙태에 대한 태도에서 보여주듯 헤일리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고 비판한다.  

헤일리는 트럼프로서는 2024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트럼프를 직격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헤일리를 '새 대가리'(birdbrain)이라고 조롱하고 있다. 헤일리를 공격하는 포인트는 후보마다 달랐다. 디샌티스는 헤일리가 너무 온건해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없다고 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를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창하는 공화당 강경파들) 극단주의자라고 보고 있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헤일리가 사람들이 듣고싶어하는 것만 말하기 위해 상반된 진술은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낙태 금지 관련 입장인데도 헤일리는 민주당과 디샌티스 양쪽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헤일리는 과거에 성폭행이든 근친상간 경우든 상관없이 20주 이상 낙태금지 법안에 서명한 바 있고 최근 자신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라면 6주 이상 금지에 서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샌티스는 지난 4월 기존 15주 이상에서 6주 이상으로 낙태 수술을 금지하는 플로리다 법안에 서명했기에 헤일리가 지나치게 온건하다고 비난한 반면, 민주당은 극단주의자라고 본다. 

하지만 미국 월가 기부 큰손들은 트럼프보다 예측가능하다는 이유에서 헤일리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고액 기부자들은 헤일리가 외교 정책이 지혜롭고, 선출 가능성이 있으며, 다른 공화당 경쟁자들에 비해 낙태에 온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헤일리는 바이든과 1대1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가 후보일 경우보다 더 큰 격차로 승리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갖고 있다. 공화당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데다가 인도 펀자브 출신 시크교도인 점에서 트럼프와는 인종이나 여성문제에서 차별된다. 하지만 미국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해외 개입 등을 주장해 공화당 내 네오콘 진영에 속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헤일리는 뉴욕 기부 모금 행사를 열어 거물급 월가 인사들을 불러모았는데 이들 중에는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가 있었다. 공화당의 거물 기부자였던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20일 헤일리 지지를 발표했고, 뉴욕에 기반을 둔 기부자 에릭 레빈은 12월 초 그를 위한 모금 행사를 주최할 예정이다.

민주당 지지자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헤일리와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했고, 그녀의 지성과 합리성, 열린 마음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21일 다이먼이 "헤일리가 미국을 하나로 모을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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