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주범' 빈 라덴 과거 편지 기사, 英매체서 돌연 삭제…왜?
- 23-11-17
빈라덴, 2002년 '미국에 보내는 편지' 서한서 美 중동 정책 비판
백악관 "테러 공격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틱톡도 영상 검열
미국에서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라덴이 21년 전 작성한 서한이 소셜 미디어에서 확산하다 검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편지는 2001년 테러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탓에 일어났다는 빈라덴의 주장을 담고 있어 논란이 불거진 모양새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빈라덴이 2002년 작성한 '미국에 보내는 편지'가 틱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빠르게 확산하자 원문을 그대로 게재해왔던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기사를 삭제했고, 틱톡 역시 관련 영상을 검열하기 시작했다.
빈라덴은 지난 2002년 11월24일 서한에서 미국인들은 유대인의 시중을 받들고 있으며, 미국은 팔레스타인을 박살내는 등 중동의 무슬림들에게 해를 끼치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서한에서 그는 "미국은 수십만 명의 군 병력을 (중동에) 배치했고, 우리를 억압했다. 미국은 중동 땅을 점령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동맹을 맺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2001년) 11월에 대응한 이유"라고 적었다.
이 서한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며 틱톡에서만 조회수는 1400만회를 넘어선 상황.
한 인플루언서는 빈라덴의 서한을 읽으라고 누리꾼들에게 독려하며 "난 실존적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20분 사이 내가 믿고 살아온 삶 전체에 대한 나의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호소했다. 해당 영상은 삭제 직전까지 160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었다. 또 다른 인플루언서는 "오사마 빈라덴이 테러리스트라면, 미국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급기야 미 백악관도 나서며 이번 화제는 9·11 테러 공격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했다. 앤드류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 "알카에다의 지도자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테러 공격을 저지른 직후 발표한 혐오스럽고 사악하며, 반유대주의적인 거짓말을 퍼뜨리는 것이다.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까지 여전히 사랑하는 이들을 애도하고 있는 2977명의 미국 가족들을 오사마 빈라덴의 사악한 말과 연관시켜 모욕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틱톡 측도 서한을 홍보하는 영상은 "모든 형태의 테러 지원 금지 규정을 위반한다"며 관련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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