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모멘텀에 '독설' 날린 바이든…봉합 분위기 위기인가?

전날 미중 정상회담…바이든, 기자회견서 "시진핑 독재자 맞아"

中 외교부 "무책임 발언, 단호히 반대"


미중 관계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1년여만에 개선 모멘텀을 찾았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시진핑 주석을 '독재자'라고 표현하면서 봉합 분위기가 갈등 기류에 휩싸였다. 

CNN은 1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사하는 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졌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으로 개선 모멘텀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중 정상은 전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1년여만에 대면으로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후 양측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단됐던 군사 대화를 복원하기로 했고, 미국에서 핵심 문제로 부상한 펜타닐의 원료 유통을 단속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과 관련해 CNN은 중국이 미국을 상대하는 기조가 크게 반전됐다고 분석했다.

그간 미중 관계가 전략 경쟁으로 초긴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 언론과 여론은 반미(反美) 색채가 뚜렷했다. 그러나 이날 회담 이후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지구는 미중 양국을 수용할 만큼 넓다'는 해시태그가 실시간 검색어 상단에 노출됐다. 또 중국 국영 방송은 회담을 마친 후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직접 배웅했다는 '미담'을 보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위기에 놓인 현 시기에 시 주석은 미중 관계를 안정화고자 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측으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는 '위엄 있는 존재감'을 과시하고자 노력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시진핑 주석은 국내 청중들에게 자신이 미국에서 높이 평가를 받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과 동등한 세계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 직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여전히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며 관계 개선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주석을 여전히 독재자라고 믿는지 묻는 질문에 "공산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독재자가 맞다"고 발언했다. 

이후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매우 잘못됐다"면서 해당 발언은 "무책임한 정치적 책략이며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중 관계를 훼손하려는 세력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시립대학교 중국 정치학의 리우동슈 조교수는 "이번 회담은 미중 관계가 내년에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미중 관계가 급진적으로 개선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물론 시진핑 주석은 더 나은 미중 관계를 원한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자국을 봉쇄하기를 원한다는 근본적인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중국 입장에서 미국과 우호적 관계는 좋지만 '현상보다 더 나빠지지 않는 관계' 역시 받아 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미중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여부는 중국 정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 여부라고 짚었다.

만일 중국이 외교부 대변인을 통한 반발에서 대응을 멈추면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표현을 눈감는 셈이고 계속해서 이 발언을 문제삼을 경우 미중은 다시 위태로운 관계에 놓인다는 분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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