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송유관 가동됐지만 사재기 계속…주유소 10곳 중 1곳 '기름無'

"사재기 마라" 당국 경고에도 가격 상승 우려한 소비자들 '우르르'

 

미국 최대 송유관 업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으로 중단됐던 송유관 가동을 12일(현지시간) 저녁 재개했지만 공급망 파괴로 인한 휘발유 가격 상승을 우려한 '패닉 바잉'(사재기)은 계속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미 동부로 기름을 공급하는 송유관이 사이버 공격으로 5일째 폐쇄되면서 휘발유 부족 사태와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을 우려한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났다. 업체는 12일 오후 5시께 송유관 운영을 재개했지만 운송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버 공격을 당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8850킬로미터(㎞) 길이 송유관을 통해 텍사스만 해안에서 미 동부로 하루 250만배럴 이상의 휘발유와 항공기 연료를 보내왔기에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는 소비자 수는 5000만명에 달한다.

석유업계 분석가인 패트릭 드 하안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는 13.5%, 버지니아는 9.1%, 조지아는 8.7%의 주유소에 기름이 동났다.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에서는 61% 이상이 휘발유가 떨어졌다. 이에 각 지역에서는 열차 운행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유소마다 기름이 떨어지고 연료를 찾아 헤매는 자동차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등 진풍경이 펼쳐지자, 주유소 업주들은 휘발유 가격 담합을 벌이기도 했다.

연방정부까지 나서 연료 사재기와 가격 담합을 경고하고 나섰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앞서 "곧 송유관이 실질적으로 가동될 거라는 점에서 휘발유를 사재기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가격 담합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역시 12일 정부는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고, 사재기와 담합은 감시 타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인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며 "공급이 회복되는 대로 연료를 비축하지 말고 필요한 것만 구입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고가 무색할 만큼 동부 지역의 주민들과 주유소들은 휘발유를 정신없이 비축해두고 있다.

실제 송유관이 재개된 후, 주민들은 바닥난 기름을 채우기 위해 커다란 여분의 통을 들고 주유소로 몰려드는 등 패닉 바잉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가뜩이나 메모리얼데이(오는 31일) 주간부터 비공식적으로 여름 여행철이 시작되어 휘발유 값이 오를 수 있는데 이번 사태까지 더해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AFP는 전했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는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존스법(the Jones Act)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존스법을 일시 유예하면 외국 깃발을 단 선박이 동부 해안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돼 휘발유 갈증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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