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이기봉] 버펄로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이기봉(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버펄로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늦가을 사막의 해는 일찍 기울어

차갑고 푸른 별빛 내리는

초현실 같은 고원을 달린다


어둠을 밀치며 달리는 차 유리에

몸을 던지는 날벌레들

힘센 정복자에 저항했을

이 땅의 원주민을 생각하게 한다


인디언의 젖과 꿀이었던

버펄로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바람이 바위벽을 허물고

협곡의 붉은 눈물 자국 지워지면

땅의 문을 열고 버펄로가 돌아올까


인디언 보호구역은 광야 속의 섬

굴곡진 상처 아직 아물지 않아

하늘로만 열린 쓸쓸한 땅


나는 감정을 배낭에 구겨 넣은 채

여행에 지친 몸을 의자에 누인다


숙소를 향해 달리는 차 창으로

가슴에 뛰어내리는 별빛의 파문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밤이다


* 원주민들의 주식인 버펄로를 백인들이 학살하며 인디언의 감소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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