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도 유가 연일 하락, 전쟁 전보다 더 떨어져…왜?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해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음에도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 중동 전쟁 이전보다 더 떨어졌다.

9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아시아거래에서 전일보다 0.54% 하락한 배럴당 75.57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3개월래 최저다. 

중동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지난 달 7일이다. 지난달 6일 WTI는 배럴당 82.79 달러를 기록했었다. 전쟁 이전보다 유가가 배럴당 7달러 정도 떨어진 것이다.

이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원유시장에 전염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70년대 중동 전쟁 때는 이란 등 중동 산유국이 원유 무기화를 선언, 미국에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함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했었다.

이에 따라 미국은 70년대 장기간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에 시달려야 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는 두 차례 원유 파동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쟁이 격화하고 있음에도 이란 등이 원유를 무기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도 원유 금수로 손해를 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동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기가 원유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유가는 수요 공급 같은 경제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계속 떨어지는 것은 고금리에 따른 세계경제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의 수요가 줄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에 따르면 원유 소비가 일일 30만 배럴 줄 전망이다. 이는 당초 10만 배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을 빗나간 것이다. 이는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도 줄고 있다. 지난 7일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10월 수출이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의 예상치(3.3%)를 크게 하회한 것은 물론, 전월(6.2%)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이로써 중국의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해 글로벌 수요 부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뿐 아니라 유로존의 소매 판매도 크게 감소해 소비자 수요 약화와 경기 침체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전세계 경기가 둔화함에 따라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중동전쟁에도 연일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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