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개입 없네…이스라엘 금융시장에 돈이 돌아온다

셰켈 하마스 공격 이전 수준 회복…주식·채권 반등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 금리인하 자제…달러 약세도 한몫


이스라엘이 수 십년 만에 최악의 안보 위기를 겪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스라엘 금융시장으로 조심스럽게 복귀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통화 셰켈은 달러당 0.7% 올라 환율은 하마스의 공격 이전 수준인 3.86으로 회복됐다.


지난 한 주 동안 달러가 크게 떨어지면서 셰켈이 오른 측면도 있지만 아직도 전쟁이 한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회복력이다.

이스라엘 주식과 채권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로 측정한 정부의 차입 비용은 4.22%로 다시 하락해 하마스 공격 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공격 이후 기록한 최고치 4.67%보다 훨씬 낮다.

MSCI의 달러화 표시 이스라엘 주가지수도 초기 손실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지수는 10월 말의 15% 하락했지만 현재 낙폭은 6.3% 수준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다만 국가 부도 위기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는 여전히 위험회피 신호를 보인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한 달을 넘기며 투자자들은 경계심을 지속하면서도 서서히 이스라엘 금융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딩 책임자 야니브 파고트는 로이터에 "전투가 (현재로서는) 가자지구에서만 일어나고 있고 북쪽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사실은 현지 투자자들이 (경제)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은 레바논에 기반을 두고 있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개입하며 지역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전쟁 초기 우려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지금까지 헤즈볼라는 개입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중앙은행 역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금리인하를 자제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스라엘 경제가 둔화할 수 있지만 전쟁 이전 경제는 견고했고 과거 분쟁이 완화하면 다시 회복한 전례가 있다고 중앙은행은 지적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의 아미르 야론 총재는 "과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빠르게 번영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BNY멜론의 제프 유 수석외환 거시전략가는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신뢰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했다"며 "통화가치가 급락해 금융 불안을 야기하고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것이라는 우려를 가라 앉히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쟁 초기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스라엘 사법부를 개편하려는 정부의 계획으로 인해 2023년에 이미 10% 하락했던 셰켈은 5% 더 하락하며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쟁 직후 이틀 만에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에 나서며 최대 300억달러의 외화를 팔고 스와프거래를 통해 150억달러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중앙은행이 소진한 외환은 약속했던 규모의 1/3도 되지 않는 82억달러 수준이었다. 외환보유액을 크게 쓰지 않고도 환율 안정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외환보유액은 여전히 1900억달러에 달하고 달러-셰켈 스와프는 4억달러를 실행했다.

또 지난주 헤즈볼라가 당분간 방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다시 올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로 인해 달러가 크게 약세를 보였고 덕분에 셰켈이 회복할 수 있었다.

씨티은행의 길 모셰 이스라엘 사업부 사장은 "이스라엘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충분하고 중앙은행이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시 기꺼이 개입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시장 참여자들이 알게 되면 자신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기관투자자들은 올 초 사법부 개혁에 따른 우려로 자금을 해외로 옮겼지만 이제 현지 주식과 채권 노출을 늘리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기관들이 돈을 다시 현지로 가져오고 있다"며 "셰켈을 투자기회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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