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가격'이 깡패…'보급형 전기차' 치킨게임 시작됐다

테슬라, 獨서 3천만원대 전기차 생산 계획…기아도 EV3 출시 준비

현대차그룹, LFP 배터리 개발 본격화…"보급형 전기차 투자, 선택 집중"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이제 '가격'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완성차 업계가 보급형 전기차 개발에 주력하면서 전기차 투자의 선택과 집중이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3000만원대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기가팩토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2만5000유로(약 3500만원)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밝힌 2만5000유로 전기차는 현재 독일서 판매 중인 모델 3(4만2990유로)보다 1만7500유로, 약 40% 저렴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평균 판매가격(6만5000유로)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앞서 폭스바겐 역시 지난 3월 소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ID.2all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면서 2만5000유로 보급형 전기차를 2025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인 기아(000270)도 보급형 전기차로 소형 SUV인 'EV3' 출시를 준비 중이다.

완성차 업계는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위한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최우선 타깃은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제조원가 절감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최근 보급형 전기차 탑재를 위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지난 6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밝힌 LFP 배터리 내재화에 따른 후속 조치다.

 

업계가 보급형 전기차 출시 및 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성장한 전기차 시장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추가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 보급형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연간 성장률 세 자릿수 안팎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59만2000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중국 제외) 판매량은 지난해 429만대로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평균 48%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다. 하지만 올해 1~8월 증가폭은 최근 5년간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43.8%를 기록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오히려 후퇴했다. 올해 1~9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1만51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7631대)보다 2.1% 감소했다. 전체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최근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저가 전기차 판매량은 건재하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최다 판매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Y(2814대)다. 중국산 후륜구동 모델 Y는 LFP 배터리를 얹어 기존 미국산 모델보다 가격이 2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출시했다. LFP 배터리를 단 기아 레이 역시 지난달 1050대 팔리며 단숨에 5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선두인 테슬라부터 기존 업체인 포드, GM까지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면서도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방향성은 바뀌지 않지만, 업체가 선택하고 집중하는 분야는 이제 더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보급형 전기차 개발은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