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의 현장 됐다"…가자서 임신부, 마취없이 응급 제왕 절개 수술

팔 사망자 9000명·부상자 3만2000명…실향민 140만명 넘어서

 

"사방이 피 냄새로 진동하고 있다. 가자지구는 이제 학살의 현장이 됐다."

CNN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과부하가 걸린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급증하자 의료진들이 마취제 없이 수술을 집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내 규모가 가장 큰 의료 시설로 꼽히는 알-시파 병원에서는 화상을 입거나 뼈가 골절된 부상자들이 진통제, 마취제와 소염제 없이 수술을 받았고 임신부는 마취제없이 응급 제왕 절개를 받는 상황. 

실제 다음 달까지 매일 태어날 신생아는 160명으로 추산되는데, 인도주의 단체인 케어 인터내셔널은 임신부들이 마취제 없이 응급 제왕 절개를 하고 있어 산모와 신생아 사망 위험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타냐 하지하산 박사는 "마취제가 부족하기에 의사들은 (마취제 없이) 아이들을 치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감염을 치료할 항생제도 충분하지 않고, 드레싱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알-시파 응급실의 의료 책임자 인 알라 시탈리 박사는 응급실에 서서 환자들에게 둘러싸여 "의료진으로서, 또 인간으로서, 이 상황을 견딜 수 없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시탈리는 며칠 동안 가족도 보지 못한 채 끊임없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면서 "병원은 현재 과부하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포격으로 집을 잃은 50세 여성 라자 무슬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는 학살의 현장이 됐다. 영안실의 시신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들이 집단으로 묻히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병원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바닥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도 많지만, 조만간 연료는 바닥이 날 것"이라고 흐느꼈다. 

한편 유엔과 팔레스타인 보건부 발표를 종합하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서 사망자 수는 9000명, 부상자 수는 3만2000명이며 실향민은 1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 내 병원 35곳 중 16곳이 연료 부족으로 운영을 중단했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시설은 수용 인원의 3배가 넘는 50만명 이상을 보살피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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