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네타냐후에게 '후임자에게 맡길 시나리오 고려하라' 조언

네타냐후 최근 지지율 고전…지상전 성공하더라도 퇴진은 불가피

미국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 2명에 따르면 네타냐후의 정치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주제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회의에서 다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이후 진행된 논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은 내부적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몇 달 또는 적어도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 초기 단계가 끝날 때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명의 미 정부 고위 관리에 따르면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은 텔아비브 방문 목적이 물론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서였지만 한편으로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확전을 자제하고 신중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두 국가 해법을 우선시하고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해서도 하마스 와해 이상의 조치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텔아비브 방문 당시 네타냐후 총리에게 후임자에게 맡길 시나리오를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이는 네타냐후가 장기적인 분쟁이 지속되는 동안 집권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 행정부에 몸담은 바 있는 한 소식통은 현재 미국이 미래를 내다보며 현재 이스라엘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와 나프탈리 베넷 전 총리, 제1야당 대표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백악관은 네타냐후의 정치생명에 대해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대해 "우리의 초점은 현재 당면한 위기에 맞춰져 있다"고 반응했다.

그럼에도 매체는 바이든 행정부가 약 1400명의 사망자를 낸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을 막지 못한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최근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진 것도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결국 미국의 주요 관심은 '포스트 네타냐후'다. 미국은 현재 네타냐후의 사임이 미국-이스라엘 관계에 미칠 영향과 가자지구에 대한 청사진을 논의 중이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이 기사에 보도된 내부 정치 시나리오는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의 대화에서 언급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에는 미세한 균열이 포착되고 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 지도부에 군사적 조언을 했음에도 결국 이를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미국 관리들은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이스라엘의 초기 대피 명령과 지상침공에 앞서 이스라엘이 통신을 차단 한 것을 불만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진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와 재무부 관리를 지낸 하가르 체말리는 "10월7일 테러 공격의 공포가 여전히 생생하고 많은 이스라엘인이 이미 안보 실패를 네타냐후의 정책 탓으로 직접 돌리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한다는 최상의 시나리오조차도 네타냐후 집권을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대로 전쟁이 길어지거나 새로운 전선이 열리더라도 네타냐후는 여전히 퇴진할 것으로 믿는다"며 "이스라엘인들은 이미 그가 하마스와의 특정 전투뿐만 아니라 평화롭고 안전한 이스라엘을 위한 더 광범위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