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이사회, 주내 화물매각 재논의…대한항공 "EU에 양해 구할 것"

대한항공, EU 경쟁당국 시정조치안 공식화…유럽 4개노선 반납 및 화물사업 매각

아시아나 이사회, 어제 8시간 격론에도 결론 못내…11월 2일쯤 이사회 다시 열듯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를 매각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노렸던 대한항공(003490)이 난기류를 만났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8시간에 가까운 격론에도 매각 결정을 내지 못하며 이사회가 연기된 것이다. 이사회에서 화물사업부 매각이 부결되면 지난 3년간 이어졌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은 불발된다. 

31일 대한항공은 EU 경쟁당국에 대한 시정조치안 제출 및 신주인수계약 관련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시정조치안에는 유럽 4개 노선에 Remedy taker(대체 항공사)를 진입시키기 위한 대한항공의 지원 방안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분할 방안이 포함됐다고 명시했다. EU 경쟁당국은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여객 노선은 물론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화물 노선에서 대한항공의 독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 시정조치안 제출 및 신주인수계약 관련 합의서 체결을 승인한 당사의 이사회 결의는 효력을 상실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매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EU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로 사실상 기업결합 불발을 뜻한다.

같은 시간 아시아나항공도 "30일 이사회를 열고 EU 경쟁당국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에 대해 검토했으나 표결을 완료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전날 아시아나항공은 오후 2시부터 서울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후 9시40분쯤까지 격론을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초 결론 도출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내이사인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의 사임을 시작으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이사회를 연기했다. 또 사외이사 가운데 한 명인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대한항공 측에 합병과 관련해 법률 자문을 해왔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31일까지 EU 경쟁당국에 시정조치안을 내야 하는 만큼 이날 중 다시 이사회가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이사회를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11월2일 다시 여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대한항공은 "시정조치안 제출 관련해서는 EU측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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