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지상전에 전세계 '유대인 주의보'…美 NSC "증오범죄 급증"
- 23-10-30
시위대 러 다게스탄 공항 점거…이스라엘발 여객기 결국 회항
미 명문대선 유대인 위협 예고글…"돼지들 모두 쏴버리겠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에서 지상작전을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전 세계 유대인들의 신변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의 한 명문대에 유대인 위협 글이 게재돼 당국이 수사에 착수하는가 하면 러시아에선 이스라엘발 여객기가 도착한다는 소식에 대규모 반대 시위가 열려 급히 회항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에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다게스탄에서 일어난 시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반(反)유대주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소재 마하치칼라 공항은 한때 활주로가 폐쇄됐었다. 팔레스타인 깃발을 든 시민들이 이날 도착 예정이던 이스라엘발 여객기를 문제삼으며 유대인들이 공항에 발을 디딜 경우 색출해 내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다게스탄 주민 대부분은 이슬람 신자들이다. 다행히 항공당국의 통제로 마하치칼라 공항을 향하던 여객기는 인근 다른 공항으로 우회해 물리적인 마찰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외무부는 유대인 공격이 가시화되자 러시아 측에 자국민 보호를 긴급 요청했다.
전날 미국 코넬대에선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대인 위협 예고글이 올라왔다. 학생신문인 코넬 데일리 선에 따르면 해당 게시글에는 '하마스 군인'이란 이름의 사용자가 "캠퍼스에 소총을 가져와 돼지 유대인들을 모두 쏴버리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후 유대인 참수를 예고하는 게시글도 추가로 게재됐다.
이에 코넬대 유대인 단체 힐렐은 "유대인 학생들은 코셔 (Kosher·유대교 율법에 따른 음식) 식당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했다. 대학 측은 관련 게시글과 댓글을 증오 범죄로 보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마사 폴락 코넬대 총장은 학생들을 상대로 반유대주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처럼 지난 7일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지구촌 곳곳에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위협이 연일 계속되자 유대계는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역사학자이자 홀로코스트 연구가인 데보라 립스타트 미국 반유대주의 감시·종식을 위한 특사는 이날 엑스에 "지난 3주 동안 전 세계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급격히 증가한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했다.
립스타트는 이어 "중동 분쟁을 이유로 유대인을 증오·협박·폭력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며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대인, 무슬림, 아랍인, 팔레스타인인, 이스라엘인, 어느 누구에 대한 증오도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제롤드 내들러 미 하원의원도 엑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반유대주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이번 전쟁에 대한 어떤 견해를 갖고 있든 간에 증오를 멈추고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에 연일 공습을 퍼부은 데 이어 27일부터는 소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공세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이날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가자지구 내 누적 사망자수는 8000명을 돌파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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