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戰 확대 국면에 소비자물가 비상…연간 목표치 3.3% 불투명
- 23-10-30
국제유가 3% 가까이 상승…2주 시차 두고 국내에 반영
4분기 물가 안정세 기대에 찬물…"전반적 비용 오를 것"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중동 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향후 국제유가가 남은 하반기 국내경기 반등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 폭이 휘발유·경유 값은 물론 수출·수입품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7일(현지시간) 기준 전날보다 2.8%로 오른 배럴당 85.54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2.9% 오른 90.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WTI는 약 3%, 브렌트유는 2% 하락했으나, 미군이 이란과 연계된 시리아 지역을 공습하는 등 중동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주춤했던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은 아니지만 미군이 개입해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의 상방 압력 요인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악재다.
현재까진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이 3주 연속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약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유가에 반영된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국내 기름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물가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로 3.3%를 제시한 바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그동안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었던 서비스물가 상승세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3%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10월부터는 (물가가) 점차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4.2%)까지만 해도 4%대였지만 지속 둔화하면서 4월(3.7%) 3%대로 떨어졌고 6월(2.7%)에는 2%대로 내려왔다.
다만 국제유가 영향으로 8월(3.4%) 3%대로 재반등했고 9월에는 이보다 0.3%포인트(p) 높은 3.7%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까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남은 석 달의 기간 동안 정부 전망치에 근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해 1~9월 월평균 물가상승률이 3.7%였기 때문에 3.3%를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기간 2%대 상승률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석유류 가격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힘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 7월 -1.49%포인트(p)에서 8월 -0.57%p, 9월 -0.25%p 등으로 올랐다. 석유류 물가는 7월 -25.8%과 8월 -11.0%, 9월 -4.9% 등이었다.
즉, 전월 동월 대비 석유류 가격이 마이너스(-)는 이어갔지만 가격 하락세 둔화가 전체 물가의 상승 폭을 키운 셈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류의 물가 억제력은 더욱 낮아지거나 오히려 물가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동 전쟁이 확전되면 우리 입장에선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는 의미"라며 "국제유가 안정 덕에 상반기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다시 올라가면 당장 수입 물가부터 하나씩 자극받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품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전반적인 비용이 올라가게 되고, 전기·가스 등 에너지 가격에도 상방 압력"이라며 "그동안 한전이 적자를 보면서 이를 완충해 왔는데 그런 여지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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