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가자지구에 스타링크 제공"…이스라엘 "맞서 싸우겠다" 반발

공습으로 통신망 파괴된 가자지구…구호중단 위기에 머스크, 스타링크 제안

우크라에도 스타링크 설치해 찬사…전황에 영향 주자 '전쟁 개입' 비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쟁 지역인 가자지구에 자신이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네트워크인 '스타링크'를 제공하겠다고 하자 이스라엘이 강력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에 대한 보복으로 지상작전을 확대 중인 이스라엘이 공습 수위를 높이면서 가자지구 내 통신망은 상당수 파괴된 상태다. 이에 머스크가 인도적 차원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이스라엘은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가 가자지구에 스타링크를 설치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카르히 장관은 이어 "하마스는 (스타링크를) 테러 활동에 사용할 것"이라며 "의심의 여지가 없고, 머스크도 이를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하마스 피랍자 석방 조건으로 스타링크 사업을 제안한 것 같다면서도 "그때까지 통신부는 스타링크와의 모든 관계를 절연하겠다"고 했다.

발단은 전날 머스크가 엑스에 쓴 게시글이었다. 한 의사가 "가자지구 내 폭격으로 인터넷 연결이 끊긴 상태다. 즉시 스타링크가 필요하다"고 하자 머스크는 "스페이스X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구호단체와 통신 연결을 지원하겠다"는 답글을 달았다.

실제로 지난 27일 저녁 이스라엘군이 지상 병력 투입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퍼붓자 가자 내 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일시 중단됐다. 국제 구호단체는 현장 직원들과의 교신이 끊겼다고 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연락 두절된 구급차가 부상자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머스크는 이후 이스라엘의 반발을 의식한 듯 엑스에 추가 설명을 달았다. 그는 "우린 그렇게 순진하지 않다"며 "전에도 말했듯 가자지구에서 연결을 시도한 스타링크 단말기는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순전히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사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특별한 조처를 취하겠다"며 "단 한 대의 단말기도 켜기 전,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의 합동 보안 점검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머스크가 전쟁 중인 지역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머스크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지상 기지국을 파괴하자 우크라이나에 접시형 안테나 등 스타링크 장비 2만여대를 보내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9월 출간된 전기를 통해 머스크가 확전을 막겠다며 지난해 일방적으로 스타링크의 서비스를 차단한 일화가 공개되자 인도적 지원을 넘어선 '전쟁 개입'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당시 크름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 해역에서 러시아 함대를 상대로 작전을 수행하던 우크라이나 해군의 무인 잠수함은 위성과의 통신 연결이 끊겼고 아무런 공격을 하지 못한 채 해변으로 떠내려갔다고 한다.

이후 머스크는 종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를 중립국으로 만들고 러시아의 크름반도 강제병합을 국제사회가 공식 승인하자고 제안해 우크라이나 정부의 반발을 샀다.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머스크는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에 동조하는 게시물을 올려 이스라엘 정부의 항의에 직면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미 공군 전투기가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시리아 동부를 공습하자 미국 국기로 둘러싸인 이란의 지도를 게재하며 "그들(이란)이 우리(미군) 기지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보라"고 적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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