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레바논 체류 자국민들에 '대피' 권고… 우리나라는?

"민항기 이용 가능한 지금 떠나야" 베이루트 주재 대사관 공지

29일 현재 우리 국민 120여명 체류 중… "안전 확보 방안 강구"


미국 정부가 레바논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을 상대로 '대피'를 권고했다. 이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레바논 내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까지 가세하면서 확전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포함한 주변국 정세를 예의 주시하는 동시에 현지 공관과 함께 우리 국민에 대한 보호 및 지원대책 등을 점검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현지 "안보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로 레바논 내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 베이루트 주재 미 대사관에서도 '경계경보'를 통해 "미국 시민들은 민항기 이용이 가능한 지금 레바논을 떠나는 게 좋다"고 알렸다.

미 정부의 이 같은 권고는 레바논에서 실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도 베이루트에 군 수송기를 투입하는 등 자국민 대피 지원에 나서겠지만, 현재 레바논 각지에 체류 중인 8만여명의 미국인 모두에게 교통편을 제공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단 판단 때문이다.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29일 현재 레바논엔 120여명(레바논 평화유지단 '동명부대' 제외)의 우리 국민이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에도 아직 텔아비브·예루살렘 등을 중심으로 440여명의 우리 국민이 남아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당장 이들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철수를 추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News1 안은나 기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현지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며 "상황 악화에 대비해 우리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이스라엘 및 레바논·이집트·요르단 주재 우리 공관장들과 화상회의를 열어 현지 상황을 보고 현지 체류 우리 국민들의 안전 확보대책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앞서 이달 19일부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전역의 여행경보를 '출국권고'를 뜻하는 3단계로 격상했다. 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4단계(여행금지), 요르단강 서안 및 가지지구 인근 5㎞ 내 구역엔 3단계 여행경보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이스라엘·레바논 전역에서 우리 국민을 철수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여행경보를 4단계로 격상하고 현지 공관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출국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현재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의 일원으로 임무를 수행 중인 우리 군 레바논 평화유지단 '동명부대'는 UNIFIL 차원의 대응 매뉴얼에 따라 향후 상황 발생시 철수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 접경지에서 지난 2007년부터 무장세력 및 불법무기 유입에 대한 감시정찰 및 민군작전, 레바논군 지원·협조 등 임무를 수행 중인 동명부대는 300여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박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출석, "전세 급변 가능성에 대비 동명부대 철수 시점, 이동시 교통수단, 인접국 협조 등 시나리오별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여러 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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