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으로 미국 명문대 기부 끊길 판…이유는?

중동전쟁의 불똥이 난데없는 곳으로 튀고 있다. 중동전쟁을 계기로 미국 대학 기부금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것.

이는 미국 일부 명문 대학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편을 들고 나서자 졸업한 동문들이 이같이 생각하는 후배들을 위해 기부를 해야 하느냐는 회의감으로 기부금을 잇달아 끊고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미국 명문 대학생들이 이례적으로 이-팔 분쟁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자 성공한 동문들이 이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기부를 속속 중단하고 있는 것.

예컨대 지난 7일 이-팔 전쟁 발발 직후 하버드대학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은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 33개 학생단체가 서명했다. 성명에서 학생들은 "모든 폭력 사태의 원인은 이스라엘 정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 발표 직후, 재무장관을 지냈던 래리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은 X(전 트위터)에 “하버드와 관계를 맺은 지 거의 50년 동안 지금처럼 환멸을 느끼고 고립감을 느낀 적은 없다"며 "학생 성명과 동반된 하버드 대학 당국의 침묵은 더욱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서머스 전 장관뿐만 아니라 여러 동문들이 재학생들의 이같은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마거만은 “모교인 펜실베이니아 대학 학생들이 중동의 폭력이 끔찍하다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하마스를 명시적으로 비판하지 않자 분노했다”고 말했다.

성공한 헤지펀드 매니저인 그는 이전에 수백만 달러를 모교에 기부했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교와 인연을 끊을 것”이라며 “더 이상의 기부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는 성공한 동문들은 대부분 보수적이어서 이스라엘을 확고하게 지지하지만 현재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자유주의적이어서 맹목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헤지펀드 매지저인 마거만 이외에도 더 이상 모교에 기부를 하지 않은 것이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대학의 재정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경기 둔화로 기부금이 줄고 있는데, 이같은 현상까지 겹치면서 기부가 크게 줄어 대학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바드 등 미국 동부의 유명 대학들은 기부금 의존도가 상당히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버드는 지난해 대학 수입 58억달러(약 7조8000억원) 중 45%가 기부금이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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