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지상전,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시가전' 될 것"-NYT

"도시는 '악마의 놀이터'…방어군이 무조건 유리"

하마스 오랫동안 시가전 준비…민간인 존재도 걸림돌


"도시는 '악마의 놀이터'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진입할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시가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쟁을 일으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물론 그보다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군 역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가자지구 지상전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내는 시가전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과 미국 당국자들은 미군이 2004년 이라크 팔루자와 2016년 이라크 모술 전투 당시 겪었던 시가전을 예로 들었다.

 

팔루자 전투는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이 겪은 가장 치열한 전투였으며 모술 전투는 252일간 지속되며 민간인 1만명과 이라크 군인 8200명의 사망자를 낳았는데, 가자지구 지상전은 이보다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이스라엘군은 당시 이라크군보다 더 잘 훈련돼 있으며 군사장비도 월등히 뛰어나지만, 하마스 역시 이라크군이 맞서던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보다 더 강력한 상대라고 NYT는 짚었다.

특히 하마스는 모술을 점령했던 IS보다 병력이 8배나 많은 약 4만명에 달하며 가자지구의 지형을 잘 알고 있고 수 ㎞에 달하는 지하터널까지 갖추어 오랫동안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준비해 왔다.

무엇보다 시가전에서는 게릴라 전술 때문에 이스라엘이 갖추고 있는 전차와 정밀 유도탄 등의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지난 22일 가자지구에서 전차와 보병부대를 동원해 기습작전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하마스와의 교전으로 병사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군 불도저 2대와 전차 1대를 파괴해 퇴각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중동 시가전 전문가인 토머스 아널드 미 육군 중령은 "끔찍한 전투가 될 것"이라며 "시가지는 '악마의 놀이터'다. (도시는) 모든 작전을 어렵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또 NYT는 지난해 2~5월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군이 8배 규모의 러시아군을 상대로 마리우폴에서 포위된 채로 3개월간 버틴 사실을 언급하며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시가전은 방어하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의 지상작전을 까다롭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민간인의 존재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그동안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남부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다만 대피 명령이 110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에게 해당돼 이 많은 인원이 한번에 대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하마스는 이를 이용해 민간인들 틈에 섞여 들어가 이스라엘군을 기습 공격하거나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을 수도 있다.

이스라엘군은 시가전 특성상 민간인 피해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5791명까지 늘어난 만큼 민간인 피해가 커질수록 국제 여론이 더 악화될 위험이 있다.

 

현재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붙잡고 있는 200여명의 인질들도 셈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가자지구 지상전은 최소 몇 달은 걸리는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이 1년은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일각에서는 '하마스 절멸'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최소 18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기회를 노리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을 거듭 경고한 이란도 참전해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시가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현재 팔루자와 모술 전투 경험이 있는 장교들을 이스라엘 파견해 이스라엘군의 준비를 도우면서 지상작전을 늦추고 있다.

다만 미국은 이스라엘이 보다 명확한 전략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전쟁 이후 상황을 수습할 출구전략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가 공습 방어와 무기 수송, 대원 이동 등을 목적으로 가자지구 지하에 파놓은 터널인 '가자 메트로(Gaza Metro)'가 실제 전장이 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5년부터 파기 시작한 가자 메트로는 총연장 약 483㎞로 깊이도 지하 30m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군 정찰과 탐지를 피할 수 있도록 입구는 주로 주택, 예배당, 학교 같은 건물 맨 아래층에 뒀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하마스가 공습 방어와 무기 수송, 대원 이동 등을 목적으로 가자지구 지하에 파놓은 터널인 '가자 메트로(Gaza Metro)'가 실제 전장이 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5년부터 파기 시작한 가자 메트로는 총연장 약 483㎞로 깊이도 지하 30m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군 정찰과 탐지를 피할 수 있도록 입구는 주로 주택, 예배당, 학교 같은 건물 맨 아래층에 뒀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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