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하원의장 후보 또 자진사퇴…공백 사태 장기화
- 23-10-25
톰 에머 원내총무 경선서 당선됐지만 강경파 반대로 결국 사퇴
미국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이 24일(현지시간)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후임 의장 후보로 톰 에머(62·미네소타) 원내총무를 선출했지만 당내 강경파의 반대를 확인하자 사퇴했다.
공화당이 매카시 전 의장 축출 이후 선출한 3명의 의장 후보가 모두 낙마하면서 하원의장 공백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하원 공화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3시간에 걸친 5차례의 투표를 통해 에머 원내총무를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에머 원내총무는 1차에서부터 5차 투표때까지 계속 1위를 차지, 하원의장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그는 최종 투표에서 117표를 얻어 마이크 존슨 의원(97표)을 제치고 당선됐다.
그러나 에머 원내총무를 놓고 실시한 내부 투표에서 최소 20명 이상이 반대, 5명이 기권인 재석(present) 투표를 하는 등 당내 강경파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자 후보로 당선된 이후 몇 시간만에 사퇴했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 이후 공화당 의장 후보가 물러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당내 경선을 통해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당내 강경파들의 반대로 이튿날 후보직에서 자진사퇴했다.
지난 13일 두번째 후보로 선출된 조던 위원장은 당내 중도파의 이탈로 3차례 본회의 표결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원의장직에 오르지 못했다. 조던 위원장은 3차 표결 이후 당내 의원들의 불신임 투표 끝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에머 원내총무는 지난 2014년 11월 중간선거 때 출마해 당선, 2015년 1월부터 5선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고 있다.
1961년 미네소타 태생인 에머 원내총무는 가톨릭계 군사 고등학교인 세인트 토마스 아카데미(STA)를 거쳐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이후 윌리엄 미첼 법대에서 법학 박사(JD) 학위를 받았다.
에머 원내총무는 몇 년 동안 변호사로 일하다 자신의 로펌을 열었다. 이후 20년간 가족과 사업, 하키 코치, 인디펜던스 및 델라노 시의회에서 봉사를 했다.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기 전인 2004~2008년까지 미네소타주 주하원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에머 원내총무는 연방 하원에 입성한 후 두 차례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을 2차례 지낸 뒤 원내총무에 당선됐다.
그러나 에머 원내총무는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옅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동성 결혼을 성문화하는 것에 찬성했고, 지난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것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또한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을 촉발한 임시 예산안과 부채한도 협상에 찬성해 왔다.
이에 당내 강경파들은 에머 원내총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릭 앨런(조지아) 의원은 에머 원내총무가 동성 결혼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을 문제 삼으며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랠프 노먼(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당내 보수 성향 의원모임인 프리덤코커스가 에머 원내총무를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에머 원내총무를 '리노(RINO·무늬만 공화당원)'라고 규정하면서 에머 원내총무에게 투표하는 것은 "비극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머 원내총무마저 낙마하면서 하원의장 공백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매카시 전 의장이 해임된 이후 미 하원은 3주간 파행을 빚고 있다.
이처럼 하원의장 선출이 지연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중인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 국경 통제 강화, 중국 견제 등에 쓰기 위해 신청한 1050억 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안' 처리는 물론 정부 임시예산안의 종료 시점인 11월 중순 이후에 적용할 본예산 협상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임시의장을 맡고 있는 패트릭 맥헨리 의장대행의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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