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서 35세 대통령 탄생…'바나나 재벌가' 출신[피플in포커스]

정치계 입문 2년 만에 대통령 당선…"평화 회복" 강조

5회 대선 실패 아버지 꿈 대신 이뤄…치안 강화 최우선 과제


남미 에콰도르에서 '바나나 재벌가' 출신의 35세 최연소 대통령이 탄생했다. 1987년 11월생인 다니엘 노보아 아신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8월 결선 투표에서 2위를 차지, 이번 결선 투표에서 역전승을 거두면서 대권을 거머쥐게 됐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전날 치러진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국민민주행동(ADN) 소속 노보아는 52.2% 득표율로 47.8%를 득표한 시민혁명운동(RC)의 루이사 곤잘레스 후보(45)에 승리를 거뒀다.

노보아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에콰도르 민족은 새로운 에콰도르를 선택했고, 안보와 고용이 보장되는 나라를 선택했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폭력과 부패, 증오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국가를 재건할 것이며 '부정부패 척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약범죄조직 간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가의 "평화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곤잘레스 후보는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면서 "이것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태어난 그는 하버드대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관련 분야를 익혔다. 부친의 지원으로 18세 이른 나이에 회사를 차리며 경영 경력을 쌓아왔다.

노보아는 불과 2년 전인 33살 때 정치 생활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그는 당시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산타엘레나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계에 입문했다. 국회에 입성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경제개발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2년 만에 대권을 거머쥐면서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바나나 재벌가' 못 이룬 아버지 꿈 대신 이뤄

노보아는 대체로 중도 또는 중도 우파로 분류된되지만 차별 철폐나 성소수자 권리 옹호 등 일부 이슈들에 대해선 자유주의적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아울러 그는 외국기업 유치를 통한 국내 산업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며 시장 개방적 성향을 드러냈다. 

노보아의 아버지 알바로 노보아(72)도 유명한 정치인이자 사업가다. 노보아 일가는 에콰도르의 대표 수출품인 바나나로 전 세계에 100여개가 넘는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바나나 재벌가'인데 그의 아버지는 과거 다섯 차례나 대권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이번 노보아의 당선으로 아버지의 못 이룬 꿈을 아들이 대신 이루게 됐다. 특히 그의 아버지는 2006년 대선 결선에서 곤잘레스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라파엘 코레아(60) 전 대통령에게 석패했는데, 아들이 ‘대리 설욕’을 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약범죄단들의 살입과 납치, 강도, 교도소 폭력 사태 등 범죄가 판치고 있는 에콰도르에서 노보아는 ‘치안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선거에 나섰다. 

특히 지난 8월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대선 후보가 선거 유세를 마치고 나오던 중 피살되면서 에콰도르의 사회적 불안은 극도로 고조됐다.

전례 없는 치안 위기를 겪고 있는 에콰도르인 만큼 사회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노보아는 잦은 교도소 내 폭력 사태 해결을 위한 '바다 위 선상 교도소'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임기 짧아 국정 운영 '차질' 우려도

그럼에도 심각한 수준의 에콰도르 치안을 불과 1년 반 밖에 안되는 재임 기간에 노보아가 해결하기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예르모 라소 현 에콰도르 대통의 임기는 2025년 5월로, 이번 대선이 탄핵에 맞서 임기를 채우기 위한 성격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인 만큼 노보아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노보아가 내놓은 경제정책 공약이 노보아 일가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는 일각의 ‘이해충돌’ 관련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그의 국정 운영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피살자만 4900명에 이르는 에콰도르의 빈곤율은 27%에 달하며, 인구의 4분의 1이 실직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치안 강화와 국가 재건을 내세운 정치 신인 노보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기성 정당들과의 협력 역시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국회의원 137명 중 13명만이 노보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그의 입법 및 국정 수행에도 상당한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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