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하마스, 북한과 무기거래·전술교리·훈련 등 연계"
- 23-10-17
"北, 대남 기습공격에 '하마스' 공격방법 활용 가능성"
"하마스 대전차무기는 북한 RPG-7… 포탄도 북한제"
우리 군 당국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북한과 무기거래, 전술교리,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북한이 대남 기습공격시 하마스의 이번 이스라엘 공격과 같은 방법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개시 이후 군사상황을 지속 평가해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마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오전 6시30분쯤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기습공격을 개시, 현재 이스라엘은 열흘째 사실상 전시(戰時) 상태에 놓여 있다.
합참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번 이스라엘 공격과정에서 사용한 대전차 무기 'F-7'은 북한의 'RPG-7'과 같은 무기인 것으로 평가된다.
합참은 또 "하마스를 적극 지원하는 무장단체나 예하 무장단체에서 사용하는 무기로 추정되는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이스라엘 인근 국경지대에서 발견됐다"며 "북한이 다양한 무기를 중동국가 및 무장단체에 수출해온 정황이 지속 식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스라엘 인접국에선 '방-122'란 글자가 적힌 포탄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방'은 방사포(다연장로켓포의 북한식 표현), '122'는 122㎜ 구경을 뜻한다.
이 같은 '방-122' 포탄은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현지 전선은 물론, 2010년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했을 때도 발견됐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중동국가 등에 122㎜ 포탄을 수출하는 게 아닌가 추정한다"며 "하마스가 122㎜ 구경 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개연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합참은 △휴일 새벽 기습공격 △대규모 로켓 발사를 통한 '아이언돔' 방공망 무력화, 그리고 △드론 공격을 이용한 '분리장벽'의 각종 감시·통신·사격통제체계 파괴 뒤 지·해·공 침투 및 공격 등 하마스의 이번 이스라엘 공격 양상이 북한의 '비대칭 공격'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합참은 "이를 고려하면 북한이 하마스에 전술교리를 전수하거나 훈련을 지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하마스와 직접 교류한 건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이 이란·시리아 등과 최근까지 활발하게 군사 교류를 해온 게 식별됐고, 특히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관계가 깊어 (북한과도) 연계돼 있지 않은가 한다"고 부연했다.
합참은 특히 북한이 우리 전방지역 과학화경계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해온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한 공중 침투 기법을 하마스에 전수했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12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주관 아래 청와대 모형을 타격하는 훈련을 하면서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한 적이 있다.
합참 관계자는 하마스가 이번 이스라엘 기습 과정에서 '땅굴'을 활용한 데 대해선 "북한이 땅굴 굴삭에 능숙하기 때문에 하마스가 이를 배웠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명확한 연계성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과거 하마스는 소규모 인원을 동원해 '치고 빠지는' 전술을 썼고 로켓 발사량도 많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엔 몇 년간 철저히 준비한 듯 정규전의 비대칭 공격 양상을 보였다. 북한의 전술 교리가 하마스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합참은 "북한이 향후 이번에 효과를 본 하마스식 기습공격 전술을 유사시 대남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우리 군은 철저한 전훈(戰訓) 분석과 교훈을 도출해 대응방안을 체계적으로 보완·발전시켜가겠다"고 밝혔다.
합참은 "특히 이스라엘의 조기경보 등 문제점을 교훈으로 삼겠다"며 △한미연합 정찰감시자산을 유기적으로 운용해 북한의 이상 징후를 집중 감시하고, △북한 장사정포에 대비해 대화력전 수행방법 발전과 요격체계 전력화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합참은 △북한 특수전부대의 지·해·공 침투에 대비해 통합방위 및 대해상 특수전 부대작전·합동방공작전으로 적을 격멸하는 방안을 발전시키고, △북한의 대량 드론 운용에 대비하며, △가짜뉴스 및 공포·혼란을 조성하는 심리전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군사 대비태세를 강화해간다는 방침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스라엘엔 세계 최고 첩보기관(모사드)이 있고 정찰감시자산, 인간 정보 수단이 잘 발달해 있다"며 "그러나 이를 최종 판단해 운용하는 건 사람이기 때문에 방심하거나 잘못 판단해" 하마스로부터 기습공격을 당한 게 아닌가 추정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감시 정찰을 잘 하더라도 오판할 수 있다"며 "우리도 이를 교훈을 삼아 한미 공조 하에 정확하게 판단하려고 마음을 되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함참은 지난 16일자 이스라엘군 자료를 인용, "하마스가 이스라엘 기습공격 당시 발사한 로켓 6600여발 중 900여발이 목표 지역으로 날아갔고, '아이언돔'에 의해 700여발 이상 격추됐다(격추율 약 78%)"며 "200여발 정도만 피해가 발생한 걸 고려하면 아이언돔 요격체계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대규모 포격을 가할 경우 우리가 막기 어렵다'는 지적엔 "우리 군은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를 개발하고 있다"며 "우린 이스라엘과 달리 대화력전 체계를 갖추고 있고, 도발 원점의 완벽한 무력화를 목표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시간당 1만6000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는 얘기는 우리가 대응하지 않았을 때의 계산인 것 같다"며 "우린 충분히 적을 제압할 수 있고, 지대지미사일 등으로 (적 주요시설을) 타격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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