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737 맥스8 결함조사 확대… “구멍 잘못 뚫었다”

기내 압력 버티는 ‘압력 격벽’ 연결 부분 구멍 잘못 뚫어

 

두차례 추락 사고로 운항이 중지됐다 재개된 기종인 보잉737 맥스8 기종에서 또다시 결함이 발생해 조사가 확대돼 진행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보잉과 부품 공급사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는 지난 8월 생산 단계에 있는 보잉737 맥스 8 기종의 압력 격벽에 대한 이상을 확인하고 결함 조사를 시작했다.

압력 격벽은 비행기 최후방에서 기체 객실에 가해지는 압력을 조절한다. 비행기 고도 상승에 따라 기내 압력은 낮아지는데, 사람은 그 압력을 버틸 수 없다. 압력 격벽은 여압 장치를 통해 기체 내부의 압력을 높일 때 그 힘을 감당하는 구조물을 말한다.

로이터통신은 생산 라인에 있는 보잉737 맥스8 일부 기체에서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가 공급한 압력 격벽의 패스너 홀(fastener hole)이 부적절하게 뚫린 상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패스너는 항공기 구조물을 조립하기 위한 볼트와 리벳 등을 통칭한다. 두 개의 부품을 패스너로 연결할 때 필요한 구멍을 패스너 홀이라고 하는데, 생산 라인에 있는 일부 기체에서 양쪽 패스너 홀의 위치가 어긋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항공 전문지 에어 커런트는 “보잉이 기계에 의한 드릴 작업뿐 아니라 (사람이 직접 수행하는) 핸드 드릴까지 검사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보잉은 현재 워싱턴주 렌튼공장에서 생산중인 보잉737 맥스8 기종 약 165대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를 실시하고 재작업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보잉737 맥스 시리즈를 400대 이상 인도하겠다는 보잉의 올해 목표는 불투명해졌다고 언론은 전망했다.

보잉이 지난 8월 말레이시아 항공에 25대를 제때 인도하지 못하면서 납기 지연은 현실화됐다. 

전문가들은 “가공된 구멍의 위치가 어긋나 있는 경우 항공기가 이륙·순항·착륙을 하는 과정에서 피로하중을 받는다”며 “피로하중이 쌓이게 되면 구멍 주변에 크랙(금)이 생기게 된다. 이를 방치할 경우 크랙이 점점 커져 최악의 경우 구조물 전체가 파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핸드 드릴까지 조사하겠다는 보잉의 방침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자동화된 드릴링은 하중을 크게 받지 않는 부위에서만 수행하는것이 일반적”이라며 “핸드 드릴까지 조사하겠다는 것은 (보잉이) 생각보다 결함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즉각적인 안전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보잉737 맥스8은 항속거리가 길고 연료 효율이 좋아 보잉사의 간판 기종 중 하나로 생산됐다. 2017년 보잉이 보잉737-800을 대체할 차세대 주력기로 내놓은 기종이다. 하지만 추락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초유의 운항 중단 사태를 맞았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의 보잉737 맥스8은 2018년 10월 29일 자카르타에서 이륙 13분 만에 바다로 추락했다. 당시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졌다. 5개월 뒤인 2019년 3월 10일에는 동일 기종의 에티오피아 항공기가 아디스아바바를 이륙한 지 6분 만에 추락해 157명이 모두 사망했다.

조사 결과 보잉737 맥스8에 처음 적용된 자동실속(失速) 방지 시스템(조종특성향상시스템, MCAS)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보잉은 자사의 법적 책임과 기체 결함을 인정했다. 25억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미 연방항공청을 포함해 전 세계 항공 당국은 보잉737 맥스8에 대한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가 2020년 말부터 차츰 해당 기종의 운항 재개를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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