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외교수장 "24시간내 피난 불가능"…가자에 최후통첩한 이스라엘 직격
- 23-10-14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작전을 앞두고 주민들을 상대로 24시간내 대피를 통보한 이스라엘에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스라엘의 피난 구상은 실행 불가능한 데다 가자지구 전면 침공 시엔 또 다른 보복을 부른다는 것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보렐 대표는 14일(현지시간) 수도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EU의 공식 입장이다. 이스라엘의 대피 계획은 전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다"며 "가자지구의 상황을 고려할 때 24시간 이내에 100만여명을 이동시킨다는 구상 자체가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지적했다.
보렐 대표는 "모든 권리엔 한계가 있다"며 이스라엘의 방어권은 인정하지만 이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국제인도법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네바협약에 규정된 국제인도법에 따라 각국은 무력충돌 상황에서도 전투능력을 상실했거나 적대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이들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보렐 대표는 이어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진입으로 '폭력의 나선'이 형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날 왕 부장이 제안한 일명 '두 국가 방안'에 대해선 "가자지구의 중대 국면을 목도한 세계가 (중재에) 비참히 실패한 만큼 두 국가 방안만으론 해결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로선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평가했다.
두 국가 방안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로 공존하는 것으로 분리독립 단체에 머물고 있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에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영토로 하는 신생 독립국가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왕 부장은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 원인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이 지연된 것이라며 평화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일 가자지구 철책을 넘은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주민들을 학살·납치하고 수도 텔아비브 등지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자 EU는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표명해 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이스라엘에서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을 만난 뒤 소셜미디어에 "우리의 친구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전쟁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적었다. 이스라엘에 절제를 촉구한 보렐 대표와 온도차를 보인 셈이다.
지상군 투입 방침을 밝힌 이스라엘군은 전날 성명을 통해 가자시티의 모든 민간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와다가자 남쪽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통보했다. 와다가자는 가자지구 중반부를 가로지르는 구역으로, 230만명의 가자지구 전체 주민 중 110만명이 와다가자 북쪽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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