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 한 아우 없다"…비트코인 못 따라가는 이더리움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차, 15개월래 최대

비트코인 선호현상·이더리움 펀더멘탈 약화가 원인


가상자산(암호화폐)의 투자심리가 떨어진 '크립토겨울'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더리움이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 방어 움직임을 따라가지고 못하고 있다.

올해에 들어서도 가상자산 시장 내 악재뿐만 아니라 거시 경제의 불안전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13일 기준 2000만원 반납 위기를 맞았던 지난해 12월 대비 , 84%가량 상승한 368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알트코인의 대장이라 불리며 '비트코인의 아성'을 넘보는 이더리움의 가격은 지난해 12월 가격(150만원) 대비, 40%가량 상승한 21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통상 대부분의 코인이 상승하는 '불장' 때 비트코인을 뛰어넘는 상승률을 보였던 이더리움의 모습과는 다르다. 결국 이 같은 이더리움의 부진은 비트코인 외 코인들을 지칭하는 '알트코인의 부재'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13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일봉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 비율은 0.05675를 기록하며 1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며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만큼 가격 방어에도 실패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더리움의 약세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가상자산의 약세장 속 상대적으로 가상자산 중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의 매수세가 이더리움에 비해서도 크다는 점이다.

이 같은 '비트코인 선호 현상'은 전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중 비트코인의 비중을 나타내는 비트코인의 도미넌스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트레이닝뷰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1%를 넘어서며 지난 202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또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서 이더리움이 성장하면서 비트코인의 도미넌스가 약세를 보이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비트코인 선호 현상 외에도 이더리움의 약세 배경에는 이더리움 펀더멘탈의 약화도 꼽힌다. 이더리움의 자체적인 경쟁력도 이전보다 약화됐다는 의미다. 매트릭스포트는 "이더리움의 펀더멘탈이 악화되고 EIP-4844와 같은 업데이트 소식이 늦어지면서 비트코인에 비해에 비해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K33도 최신 보고서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의 선물 프리미엄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이더리움이 적어도 1년 동안 비트코인과 비교해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

그러면서 "이더리움 가격 상승 신호가 명확해질 때까지 당분간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다른 알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이더리움 역시 거래량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더리움의 블록체인도 이전보다 비해 사용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는 이더리움의 가스비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데 이더리움 가스비는 최근 이더리움 블록체인 내 탈중앙화금융(디파이)과 대체불가토큰(NFT) 등의 활동 감소로 인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듄애널리틱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이더리움 소각량은 연중 최저치인 7084이더리움을 기록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에 참석해 암호화폐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블록체인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포럼은 오는 6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2019.4.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에 참석해 암호화폐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블록체인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포럼은 오는 6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2019.4.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더리움의 이 같은 부진은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들의 부진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이 가상자산 시장 내 악재로 해석된다.

이더리움 플랫폼 위에 올라가 있는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디앱)에서 사용되는 토큰들의 가격도 이더리움의 '퍼포먼스'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곤 한다.

게다가 대개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들이 알트코인장을 분석하는 데 이더리움의 도미넌스를 지표로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도미넌스는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 점유율을 의미하는데,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나머지 코인들의 시가총액 점유율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떨어지고 이더리움 도미넌스가 올라간다면 분석가들은 주로 알트코인의 강세를 예상한다.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비트코인 도미넌스와 주로 '디커플링'되는 움직임을 보인다.

최근 비트코인의 도미넌스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들의 약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더리움이 가격적으로도 강세를 보여야 나머지 알트코인들도 기지개를 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장 이더리움의 가격 전망을 그리 좋지 못하다고 평가한다.

데일리호들에 따르면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벤자민 코웬은 "이더리움 가격이 향후 두 달 반 내 1200달러(160만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더한 낙폭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더리움의 장기 상승세가 본격화되기 전 조정은 필연적이다"며 "ETH/USD 주봉 차트에 로그 회귀 모델을 적용해 지지선을 보면 이더리움은 600달러에(80만원)서 800달러(110만원)대까지 하락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온체인데이터 분석가 알리도 샌티멘트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2월 이후 이더리움 고래들이 가격 급등을 이용해 약 500만이더(약 11조 4800억원)를 매도하거나 재분배했다"며 "주목할 점은 이러한 매도 추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아직 이더리움이 축적으로의 전환 조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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