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 정보수장 "이스라엘 가자지구 지상작전은 하마스의 함정"

"하마스, 지상군 투입 원해"…이스라엘 손실 불가피

여론 급진화 노려… 헤즈볼라 개입으로 확전 우려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파놓은 함정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알렉스 영거 전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은 이날 BBC의 '더 투데이'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거 전 국장은 "이스라엘이 현재 상황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는 절대적으로 이해하고 지지한다"면서도 "하지만 적이 원하는 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함정에 빠뜨리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의 군사력은 하마스에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가자지구의 특성상 이스라엘군의 피해도 막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반 정도 크기에 인구 230만명으로 밀도가 높아 건물이 빽빽하다는 점, 하마스가 방대한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시가전이 불가피하다.

이때문에 전투가 좁은 공간에서 맞붙는 백병전 양상으로 흘러가 이스라엘군의 군사 기술적 우위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하마스가 설치한 각종 부비트랩(폭발물 함정) 등으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스라엘군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 소재 싱크탱크인 현대전쟁연구소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이 2014년 가자지구를 상대로 벌인 마지막 지상공격에서 한달간 66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

또 영거 전 국장은 하마스가 이스라엘군 진입으로 오히려 존재감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봤다.

영거 전 국장은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인 지상 침공을 감행한다면 그 규모와 강도, 그리고 필연적으로 뒤따를 무고한 인명 손실에 만족해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인명 피해가 커질수록 가자지구 여론은 급진화돼 하마스의 지지 기반이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병력을 집중한 사이 레바논 기반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공백을 틈타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국 런던킹스칼리지 소속 로렌스 프리드먼 전쟁학 명예교수는 "일단 가자지구에 진입하게 되면 다시 빠져나오기 매우 어렵다"며 "그 사이 헤즈볼라가 분쟁에 직접 개입해 전선이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고위 인사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이날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늘에서 미국 전투기와 맞설 수 없으므로 (이스라엘의 지상 침공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지상에서 어떤 위협도 맞설 수 있는 강인한 병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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