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서 이스라엘 예비군 36만명 집결…연령 초과자도 지원 러시
- 23-10-12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약 4%…예비군 지원 위해 해외서 귀국하기도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과 중동 바꾸고 싶다는 마음 얽히고 설켰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예비군 약 36만 명을 소집했다. 1973년 욤 키푸르 전쟁 이후 가장 큰 예비군 동원령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IDF가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48시간 만에 예비군 30만 명을 소집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 980만 명 중 약 4%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이렇게 많은 예비군을 이렇게 빨리 동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 부대에서는 몰려드는 자원자로 이미 수용 인원이 포화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서는 18세가 되면 군 복무를 수행해야 한다. 예비군 연령은 40세까지지만 이번에는 40세 이상이거나 해외에 머물고 있는 이들까지 입대를 자처하고 있다.
마흔다섯 니심 바라네스는 BBC에 "군복을 다시 입게 돼 기분이 좋다"며 "지금은 이스라엘에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슬하에 여섯 자녀를 둔 그는 이중으로 면제 대상에 해당했지만 카키색 군복 차림에 결혼반지를 끼고 담담히 동원 차량을 기다렸다.
기업인 노엄 라니르(56)도 "이제 내 차례"라며 두 아들과 함께 예비군에 지원했다. 그는 아버지와 삼촌, 사촌을 욤 키푸르 전쟁에서 잃었다. 시리아와 이집트의 공격에 맞서 소집된 당시 예비군 인원은 40만 명에 육박했다.
동원령은 이스라엘 안으로만 국한되지 않았다. 알 이스라엘 항공은 해외에 있는 예비군을 자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추가 항공편을 운항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이스라엘인들이 활용하는 소셜미디어(SNS) 앱에는 고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 가격이 급등했다는 불평이 올라오기도 했다.
IDF는 유럽권에 체류하는 이스라엘인들을 위해 수송기 두 대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라니르는 자신의 개인 제트기까지 이용해 실종자 가족 등을 그리스에서 이스라엘까지 이동시키고 있다. 그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정부에 운항 허가를 받았다며 "필요한 사람에게 제트기를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우슈비츠에서도 살아남았고 욤 키푸르 전쟁에서도 살아남았다. 우리는 이번에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으로 향하는 이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예루살렘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S씨(40)는 그리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예비군 소집 전화를 받고 "면제되더라도 계속 갈 것"이라면서도 "나는 나와 조국을 위해 가고 싶지만 어린 두 자녀 때문에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참전을 위해 직장까지 그만 둔 댄은 WP에 세 살, 9개월 된 아이들과 이별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자신이 맡은 임무를 모르지만 "무엇이든 해야 한다"며 자원하고 싶다고 했다.
예비군 출발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마이클 골드버그(24)는 "이제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과 중동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얽히고설켰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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