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 '철의 장벽'에 완전 봉쇄된 가자…하마스는 어떻게 뚫고 나왔나
- 23-10-12
드론으로 감시탑·통신 시설부터 타격…폭발물과 불도저로 장벽 파괴
치밀한 계획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작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대대적인 기습을 감행했다. 특히 하마스 전투원들이 철통과 같은 첨단 장벽을 쉽게 돌파하자 이스라엘이 경악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1년 가자 지구를 따라 지하 콘크리트 장벽을 포함한 40마일(약 64km) 길이의 바리케이드인 '스마트 장벽'을 완성했다.
스마트 장벽은 2014년 하마스가 땅굴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공격해 오자 고안된 것으로, 2016년에 건설이 공식 발표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에는 14만톤 이상의 철과 강철이 투입됐으며, 수백 대의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가 설치됐다.
장벽 인근에는 오직 농부들만이 도보로만 접근이 허용됐으며, 이스라엘은 침입자를 막고자 감시탑과 모래 장벽을 추가로 설치했다.
그런데 이러한 철옹성과 같은 장벽을 지난 7일 하마스 전투원들이 돌파한 것이다. 이스라엘 방위군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장벽 29개 지점이 뚫린 것으로 전해진다. 장벽을 따라 500피트(약 152m)마다 감시탑이 배치됐지만, 하마스 전투원들은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쉽게 장벽을 넘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하마스가 장벽을 돌파한 방법은 4단계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먼저 하마스는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감시탑과 통신 인프라 그리고 무기 시스템을 폭파했다.
다음으로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미사일 3000발 이상을 퍼부었다. 이 중 일부는 텔아비브와 예루살렘까지 도달한 때도 있었다. 이후 일부 전투원들은 행글라이더를 타고 국경을 넘었다.
하마스는 또한 폭발물을 사용해 장벽 일부를 폭파했다. 전투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장벽의 틈새를 통과했다.
이후 하마스는 불도저를 이용해 장벽을 파괴했으며, 더 큰 차량이 국경을 넘을 수 있게 됐다.
W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런 공격이 적어도 몇 주 동안의 준비 작업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핵심은 몇 주에 걸쳐 장비를 미리 옮긴 다음 건물이나 방수포 아래에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마스가 많은 차량을 주차장이나 공사 구역과 같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으로 양측에선 총 2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이어가며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지역을 공습할 때마다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협상은 없다며 밤샌 공습과 동시에 가자지구에 대한 전기와 식수, 식량, 가스의 공급을 모두 끊으며 전면 봉쇄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해 근 10년 만에 지상군 투입 초읽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함께 주던 이스라엘이 태도를 바꾼 것은 우선 하마스의 군사력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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