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유가 4%→ '인플레' 압박…증시·채권 급등락 우려 커질듯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4% 이상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증시 위축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시간 9일 오후 12시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3.38달러(4.08%) 상승한 배럴당 86.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WTI는 세계 3대 유종 중 하나로 국제유가를 선도하는 지표다. WTI는 지난 2022년 상반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고금리 상황과 함께 배럴달 100달러를 넘어서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한 바 있다. 이후 2022년 하반기부턴 100달러를 하회했고 올 들어선 80달러선을 오가면서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WTI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후반엔 93달러를 넘어서면서 연내 다시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연휴 직후인 지난 4일엔 경기침체 및 수요 위축 전망에 5% 이상 하락한 84달러를 기록했지만 이스라엘 분쟁이 터진 직후 다시금 4%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인플레이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될수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및 유럽 중앙은행 등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고, 긴축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는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선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긴축 태세 및 고금리 유지 발언'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미국 국채금리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지수가 크게 하락한 바 있다. 

지난 9월15일 2601.28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불과 11거래일만인 지난 6일 2408.73으로 2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은 7.4%에 달한다. 

특히 우리 시장에서 부담이 되는 요인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다. 

미국은 파월 의장이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간다는 강경발언을 한 이후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1차례 더 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더구나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같은 연준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와 국내 기준금리는 그 격차가 200bp(2%포인트)까지 벌어진채 유지되는 중이다. 만약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한다면 이 격차는 225bp(2.2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현 시점의 한미 기준금리 격차도 '사상최대' 수준인데 여기서 더 금리차가 벌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등 국내 증시엔 이로운 상황이 없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이스라엘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국제유가는 4% 상승했으며 금 가격도 1% 가까이 상승했고 달러 및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이같은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강경 긴축 기조 확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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