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응원을 네덜란드에서?…클릭 조작 이렇게 한다

VPN으로 국적 속이고 매크로로 단시간에 클릭 수 올려

로그인 필요 없던 응원 서비스…무작위 클릭에 취약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응원 여론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다음·카카오(035720)의 응원 서비스 참여자 중 93%가 중국을 응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가상사설망(VPN)과 매크로 프로그램이 활용된 정황이 드러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발생한 아시안게임 축구 한중전 응원 수 이상 현상의 원인으로 VPN과 매크로 프로그램이 지목됐다.

카카오 분석 결과 이날 클릭 응원에 참여한 IP 5591개 중 국내 IP 비중은 95%였다.

그런데 총 클릭 응원 수 2294만건 중 해외 IP 비중은 86.9%(1993만건)다. 다시 말해 응원에 참여한 IP 중 5%에 불과한 해외 IP가 응원 클릭의 대다수를 차지했다는 의미다.

특히 2개의 해외 IP 클릭이 99.8%를 차지했는데 네덜란드가 약 80%(1539만건), 일본이 약 21%(449만건)로 드러났다. 이들 IP의 클릭은 경기가 끝난 2일 밤 12시30분쯤부터 이뤄졌다.

카카오는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인해 단시간에 클릭 응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매크로란 여러개 명령어를 묶어서 자동 실행해 복잡한 작업을 단순화하는 프로그램이다. 티켓 예매, 수강 신청 등에 사용된다.

이를 위해 가상사설망(VPN)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가상사설망을 이용하면 다른 나라의 IP 주소를 활용해 웹사이트에 우회 접속할 수 있어서다. 특정 네덜란드 IP는 응원 조작자가 VPN을 이용하며 설정을 네덜란드로 잡은 결과로 추정 가능하다.

중국에서는 구글을 비롯해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가 차단됐다. 이 때문에 자국민이 해외 포털사이트에 접속하려면 VPN을 써야 한다. 네덜란드 IP 주소가 확인됐고 중국 응원 수가 높다는 점에서 중국발 여론 조작 의혹에 무게가 실렸다.

중국 사용자가 아닌 한국 혹은 다른 국가 사용자가 클릭수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다음·카카오의 응원 서비스가 비로그인 기반이었다는 점이 클릭 조작에 취약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이디, 비밀번호 등 로그인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돼 VPN과 매크로를 통한 무직위 클릭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달 2일 응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또 이번 사건을 서비스 취지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로 간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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