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 참석

"120년 이민 역사, 대한민국 역량 확대에 큰 힘"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세계한인의 날을 맞아 재외동포 앞에서 750만 동포사회를 더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제17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지난 6월 출범한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동포들을 더 꼼꼼하게 살피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세계 곳곳에 우리 기업과 국민, 750만 동포가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재외동포를 국가가 살피는 것은 "국제주의를 지향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수호하려는 정부 철학과 일맥상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동포사회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시작된 120년 이민 역사는 대한민국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이어 독립자금 모금에 기여한 하와이 동포사회, 산업화를 위한 종잣돈이 됐던 파독 광부와 간호자의 현지 송금, 일본 공관 10개 중 9개가 재일동포 기증으로 조성된 점 등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재외동포의 모국 사랑은 각별했다"며 "서울올림픽을 할 때, 또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을 때도 재외동포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동포들이 조국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더 많이 기여하고 협력할 것"이라며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동포들이 함께하고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재외동포 대표로 발언한 김병직 미주총연합회의 공동회장은 재외동포청 출범 공약 이행에 사의를 표하며 "글로벌 중추 국가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재외동포들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재일동포 3세이자 재미동포인 배우 박소희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소희씨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파친코'에 출연했으며, 행사에서는 이민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은 차별을 극복하고 한인으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온 경험을 소개했다.

정부포상 친수도 진행됐다. 배효준(일본명 다케모토 다카토시) 아시아파운데이션 이사장에게는 국민훈장 무궁화장, 오유순 밴쿠버 무궁화재단 이사장에게는 국민훈장 모란장, 임호성 아프리카중동 한인회총연합회 수석부회장에게는 국민훈장 동백장, 김계수 파독광부기념회관 운영위원회 명예관장에게는 국민훈장 목련장, 김수진 보라카이 한인회 회장에게는 대통령 표창이 각각 수여됐다.

기념식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김석기 국민의힘 재외동포위원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제1차장 등 국내 주요 인사와 세계 각국 한인회장 350여명이 참석했다.

법정기념일인 세계한인의 날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10월5일로 지정됐으며 올해는 재외동포청 출범 이후 첫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