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해상 한미연합훈련에 또 '일본해' 표기 논란

우리 측 수정 요청에 자료 본문에선 삭제… 사진설명엔 그대로

 

미군 당국이 최근 동해에서 실시한 한미연합 해상훈련 관련 보도자료에서 훈련 해역을 재차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한미 군 당국에 따르면 양국 해군은 지난달 25~27일 사흘간 동해에서 대잠전과 해상사격 등 연합 해상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은 최근 북한의 정찰위성용 우주 발사체 발사와 신형 잠수함 진수 등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전력의 작전 수행능력 및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계획한 것이었다.

훈련엔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과 구축함 '대조영함' 및 잠수함 2척, 그리고 미 해군 순양함 '로버트스몰스'와 이지스구축함 '슈프' 등을 포함, 양국 해군함 9척과 해상초계기 2대가 참가했다. 일본 자위대는 함께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훈련 해역을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했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동해 표기를 놓고 한일 간에 갈등이 있다는 건 미국 측도 잘 안다"며 "그러나 미국 측은 공식 문서상에서 지명을 쓸 때 미 지명위원회(BGN)가 결정한 1개 표기만 사용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해의 경우 '일본해'가 미 BGN이 정한 공식 표기다.

미 인태사는 이후 우리 측의 '일본해' 표기 수정 요청에 따라 해당 보도자료 본문에선 '일본해' 문구를 아예 빼버렸지만, 함께 게재한 보도용 사진설명엔 우리시간으로 4일 오후 11시 현재까지도 '일본해' 표기가 그대로다.

이에 앞서 미군 측은 올 2월22일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한 한미일 3국 전력 간 미사일 방어 훈련 때도 "일본해에서 훈련을 실시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우리 측이 수정을 요청한 적이 있다. 그러나 미 인태사령부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해당 자료의 '일본해' 표기는 아직도 남아 있다.

미군 당국은 과거 동해에서 한미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 뒤 훈련 해역을 '일본해' '한반도 동쪽 수역'(waters east of the Korean peninsula)로 표기했다가 우리 측 또는 일본 측으로부터 항의를 받았을 땐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수역'(waters between Korea and Japan) 등으로 바꾼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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