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주사제 아닌 '먹는약'도 뜬다…美 '스트럭처' 비만약 임상 성공

4주간 24명 투여, 체중 감소량 5.4%…평균 몸무게 4.5kg ↓

'위고비' 공급 부족 노보와 화이자, 인수전 뛰어들수도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 스트럭처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경구용(먹는) 당뇨병 치료제 'GSBR-1290'가 최근 임상 2상에 성공했다. 

'GSBR-1290'은 스트럭처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GLP-1) 계열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다.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환자들에게 쓰이는 과정에서 식욕억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돼 비만 치료제로 사용 범위가 넓어졌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줄여 혈당을 떨어트리고 동시에 간에서 당 분비를 감소시키는 호르몬이다. 또 위에서 음식물 통과를 지연하도록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도록 한다.

블록버스터급 당뇨 및 비만치료제로 알려진 노보노디스크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와 제형(주사제)은 다르지만 성분은 같다. 다만 GLP-1는 펩타이드 형태이기 때문에 소화 과정이에서 분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알약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비펩타이드 형태의 얇은 막을 씌워주거나 고용량의 제제를 사용해야 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센추리는 스트럭처 테라퓨틱스가 경구용 당뇨치료제 GSBR-1290 임상 2상 결과에서 기존 GLP-1 계열 당뇨 치료제에 필적하는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에따라 블록버스터급 주사제 당뇨 및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 화이자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공개된 GSBR-1290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 따르면 GSBR-1290를 최고 용량으로 4주간 투여한 결과 최고 용량을 투여한 군은 체중 감소량이 5.4%, 중간 용량으로 투여한 군은 체중 감소량이 5.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위약을 처방받은 군은 0.5%를 기록했다. 또 임상에 참가한 비만환자 24명의 평균 몸무게는 4.5kg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바이오센추리는 GSBR-1290의 임상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이번 당뇨치료제는 글로벌제약사 일라이릴리,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 등이 출시한 기존 GLP-1 당뇨 치료제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임상 2상에서 약물 복용 4주차 당시 체중감소량을 비교하면 GSBR-1290는 5%를 넘는데 비해, 일라이 릴리의 GLP-1 경구용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은 5%를 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6월 '뉴 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실렸다.

GSBR-1290의 임상기간이 짧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GLP-1 당뇨 치료제 '리벨서스'와 비슷한 수준의 임상결과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리벨서스는 68주간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에서 15.1%의 체중 감소량을 나타냈다.

스트럭처는 내년 임상 2b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센추리는 이번 임상이 성공함에 따라 스트럭처를 인수하려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화이자를 꼽았다.

바이오센추리는 엘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 겸 CEO가 오는 2030년까지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250억 달러(34조원)의 매출을 내겠다고 여러 차례 밝히며 당뇨 및 비만 치료제 시장에 투자를 약속한 점과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등으로 현금 자산을 확보한 점을 고려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화이자는 지난 6월 먹는 비만치료제 '로티글리프론'의 개발 중단을 발표했다. 임상 시험 중 간 효소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현재 화이자는 하루에 두 번 복용하는 '다누글리프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도 인수자 후보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주사용 당뇨·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공급 부족 상황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회사를 인수해 공급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노보노디스크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신규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8월에는 위고비 생산시설 중 한 곳에서 발생한 문제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공급을 제한한 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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