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셧다운' 위기 가까스로 모면…바이든 "국민에 좋은 소식"
- 23-10-01
美 의회, 3시간 앞두고 '45일 임시 예산안' 극적 처리
메카시 '클린예산안'으로 타결…우크라 지원 등 뇌관 여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이 전날 통과시킨 45일짜리 임시예산안에 서명함에 따라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임시예산안의 처리로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일단 45일 뒤로 미뤄졌다. 그러나 이 기간 내 2024회계연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셧다운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가까스로 미 의회 처리 문턱을 전날 넘어선 임시예산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서명함에 따라 발효, 오는 11월17일까지 정부에 예산을 지원하게 된다.
전날 미 상원은 오후 8시쯤부터 본회의를 열고 하원에서 넘어온 임시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임시예산안에 대한 표결은 호명투표로 진행됐으며, 예산안은 오후 9시쯤 찬성 88표, 반대 9표로 통과됐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상원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초당적 정신이 승리했다"며 "미국 국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상원에 앞서 미 하원은 셧다운 시점 9시간여를 앞둔 전날 오후 2시50분쯤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제안한 임시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찬성 335표, 반대 91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의 의회 처리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임시예산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임시예산안은 향후 45일간 정부 지출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되 공화당내 반대가 많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제외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재난지원 예산(160억 달러·21조6800억원)이 포함됐다.
◇바이든 "불필요 고통 위기 막아" 환영
바이든 대통령은 예산안 통과 후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상·하원의 초당적 다수가 정부가 계속 운영될 수 있게 표결해 열심히 일하는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길 수 있는 위기를 막았다”며 “미국 국민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이 제지받도록 할 수는 없다"면서 임시 예산안에 빠진 우크라이나 지원액이 후속 예산 협상을 거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뜻을 견지했다.
이번 임시예산안 통과 과정은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당초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간 입장차는 물론 공화당 내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점차 커졌다.
특히 매카시 의장이 새 회계연도 예산안을 협상할 시간을 벌기 위해 지난달 29일 추진했던 임시예산안이 민주당 전원과 공화당내 강경파 21명의 반대표로 부결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부결된 임시예산안은 연방정부에 대한 예산 지원을 한달(10월31일)간 연장하되 국방·보훈·국토 안보·재난 구호를 위한 자금을 제외한 정부 지출을 전반적으로 약 30% 삭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앞서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오는 11월17일까지 정부 지출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61억5000만 달러(약 8조3000억원)와 재난구호 예산 59억9000만 달러(약 8조1000억원)가 포함된 별도 임시예산안에 합의했지만, 매카시 의장은 상원에서 해당 예산안이 넘어오더라도 상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여서 교착상태를 깰 해법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임시예산안 부결 직후 매카시 의장이 이른바 민주당 및 자당 강경파들의 요구와 상원의 별도 임시예산안 등을 반영한 '클린 임시예산안'이라는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우크라 지원 예산 두고 반발 지속 전망
이날 임시예산안이 미 의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셧다운 위기는 일단 모면하게 됐다.
그러나 앞으로 45일 안에 2024회계연도 정식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셧다운 위기는 재차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과 국경 보안 예산 등 민주당과 공화당간 입장차가 큰 예산들이 여전한 데다, 정부 지출 예산 규모와 처리 방식 등을 둘러싼 상원과 하원간은 물론 공화당 내부 입장차도 큰 상태여서 향후 상황에 이목이 쏠린다.
다수의 공화당 강경파들은 향후 며칠 내 매카시 의장의 불신임 투표 추진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강경파인 랠프 노먼(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이것은 항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매카시 의장은 "누군가가 제가 이곳에서 어른스럽게 행한다는 이유로 (저를) 제거하고 싶다면 그렇게 한번 해 보시라"고 맞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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