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파헤친 9년 '근육통'의 비밀…"CPT 결핍증입니다"
- 23-09-30
의학 다큐 '닥터 샌더스의 위대한 진단' 꾸준한 인기
'CPT 결핍증 2형' 화제…"식이요법으로 쉽게 치료"
#1. 23세 미국 여성 에인절 파커에게 큰 고민이 있다. 사랑하는 남자친구 '맥'과 결혼을 하고 싶지만 오랜 지병 때문에 매번 결혼을 미루고 있어서다.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9년간 앓아온 원인 모를 근육통이 결혼 후 낳게될 아이에게 유전될까 두렵다. 그러다 해결책이 찾아온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의학 다큐멘터리 '닥터 샌더스의 위대한 진단'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 나온 장면이다.
다큐는 샌더스 박사가 발작·신체 마비·기억 상실증처럼 원인 불명의 증상에 시달라는 환자를 돕고자 팔을 걷고 나서는 내용이다.
그는 환자의 증상을 유명 언론사 '뉴욕타임스'에 공유하고 온라인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조언을 모아 병세를 파악한다.
다큐는 총 7편이다. 가장 주목을 끈 회차는 첫 번째 에피소드 '형사처럼'이다. 그렇다면 파커를 고통 받게한 증상은 무엇이었을까.
파커가 진단받은 병은 '카르니틴 팔미토일 전이 효소(CPT·Carnitine Palmitoyl Transferase) 결핍증 2형'이다.
CPT 결핍증은 지방 대사에 필요한 효소인 CPT가 부족해 생긴다. CPT 결핍증 1형은 주로 성인과 청소년에게 발생한다. CPT 결핍증 2형은 전적으로 성인에게 생기지만, 간혹 영아에서도 발견된다.
의료진은 파커에게 관리하기 쉬운 병이라고 말한다. 지방산을 줄이는 형태로 식이요법을 실천하면 된다고 한다.
CPT 효소가 부족하면 높은 농도로 체내를 순환하던 긴사슬지방산이 조직에 쌓이기 때문이다.
또 식사를 할 때 당 섭취량은 늘리라고 조언한다. CPT 결핍증 2형 환자는 쉽게 저혈당 증세를 겪는다. 혈액에 있는 지방 대사산물인 케톤의 농도가 떨어져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가장 기뻐했던 장면은 "아이를 낳아도 된다"라는 답을 들었을 때다. 이유는 간단하다. 파커의 병은 쉽게 말해 '상염색체성 열성 유전병'이다.
열성 유전병은 쌍(2개)으로 구성된 유전자 양쪽에 모두 문제가 있을 경우에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피가 멈추지 않는 '혈우병' △경련·발달장애를 일으키는 '페닐케톤뇨증' △간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윌슨병'도 열성 유전병 일환이다.
다행히 파커의 남자친구 유전자는 정상이다. 따라서 이 커플이 결혼 후 자녀를 낳아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
만약 파커의 증상이 '우성 유전병'일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우성 유전병'은 유전병 유전자를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발현되고, 둘 다 가지고 있어도 발생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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