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서 영어 못해도 한국말로 911 전화할 수 있다
- 23-09-30
CSCC, 한국어 포함 194개 언어 통역사 24시간 연결 가능
대다수 한인들이 모르는 사실이지만 영어를 못해도 911 긴급전화를 한국어로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자녀나 친지에게 부탁하려고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
시애틀시정부 긴급전화 담당부서인 ‘커뮤니티 안전소통센터’(CSCC)의 제이콥 애담스 운영담당 부소장은 911 전화 접수자들이 비영어권 신고자들을 세계 194개국 언어 및 방언의 통역사들과 하루 24시간 언제라도 거의 즉각적으로 연결해줄 수 있다고 시애틀타임스에 밝혔다.
애담스는 사건 피해자인 비영어권 주민들이 대개 영어를 하는 친지에게 먼저 전화해 경위를 설명하고 그 친지가 중계하듯 911에 신고하기 때문에 경찰 출동시간이 15~20분 지체되기 일쑤라며 그 시간 동안에 범인들은 폭행과 강탈을 자행한 후 유유히 도주한다고 말했다.
애담스에 따르면 긴급상황에 처한 한인이 911에 전화하고 “코리안”이라고 밝히면 접수자는 자동장치에서 한국어를 클릭한 후 통역회사인 시라컴 인터내셔널에 고용된 한인통역사와 연결해 3자 통화를 진행한다. 시애틀시정부는 애리조나에 소재한 시라컴과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다.
한인이 “코리안”이라는 말조차 못해도 911 접수자는 상대방이 하는 말이 어느 나라 말인지 분별할 수 있는 언어전문가에게 조회해 알아낼 수 있지만 최소한 “코리안”이라는 말이라도 할 수만 있다면 사태를 “백만 배 빨리” 처리할 수 있다고 애담스는 강조했다.
원래 911 전화는 시애틀경찰국이 운영해오다가 2021년 시의회의 의결로 창설된 CSCC에 이관됐다. 애담스는 CSCC가 911 긴급전화를 연간 90여만 통(매일 2,000~2,500 통) 접수한다며 모든 접수자들이 통역연결 요청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금년 들어 현재까지 접수된 통역요청은 총 4,786건으로 지난해 전체 집계인 4,193건을 이미 능가했다. 2020년엔 2,593건, 2021년엔 3,256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다.
가장 많은 통역요청을 받는 외국어는 스페인어로 전체의 60~70%를 차지한다. 그 뒤를 베트남어, 중국 만다린어, 러시아어, 중국 광동어 순으로 잇는다. 그 밖에 우크라이나어, 프랑스의 크레올어와 일부 아프리카 언어의 통역요청도 들어오고 있다고 애담스는 밝혔다.
애담스는 911 접수자들이 비영어권 주민들의 통역 서비스 외에 맹인들과 농아들의 신고도 3자 연결을 통해 접수하고 있다고 밝히고 통화 아닌 문자 메시지(영어 만)로도 신고를 접수하지만 이는 전화를 이용한 신고가 위험한 상황일 때만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애담스는 시애틀과 킹 카운티는 911에 더해 ‘스마트911’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규모의 무료 시스템인 ‘스마트911’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자신과 가족의 주소, 의료상황, 긴급 연락처 등 개인 신상정보를 911에 신고해둔 후 본인이 긴급사태 때 911에 전화하면 등록된 신상정보가 자동적으로 떠올라 접수자들이 처리하는 시간을 대폭 줄여줄 수 있다고 애담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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