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전염병' 습격…한국 사과가 위험하다
- 23-09-29
북상하는 사과 재배지…기후변화 못 막으면 2070년에는 한국 재배 어려워
치료제 없는 과수화상병…2015년 유입 후 확산세
한국 사과 재배가 기후변화와 과수화상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과나무는 비교적 서늘한 기온에서 잘 자라고 열매의 품질도 좋은 호냉성 식물이다. 한반도의 기후 변화로 점차 기온이 오르며 사과 재배지가 점차 북상하고 있다.
28일 과학계에 따르면 대구·경상북도의 1993년 사과 재배 면적은 3만6021헥타르(ha)에서 2023년 2만151ha로 44%가 줄었다.
같은 기간 강원도 사과 재배 면적을 247%가 늘어났다.
2022년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해 변화의 속도가 빠른 기후 시나리오(SSP8.5)를 기준으로 과수 재배지 변화를 분석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동안 전라북도, 경상북도는 사과가 잘 자라는 기후를 가지고 있었다. 2030년에는 전북과 경북의 많은 지역이 사과가 잘 자라기보다는 가능한 정도로 기후가 바뀐다.
같은 분석에서 2050년대에는 전북, 경북에서는 사과 재배가 어려워지고 강원도만 재배 적합기후가 되며 2070년대에는 강원도에서도 재배가 어려워진다.
배, 포도, 복숭아, 단감, 감귤 등도 재배지가 북상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응하려고 지역 맞춤형 품종을 보급하려고 하고 있다.
사과는 10~20도(℃)에서 붉게 물드는 데 이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농촌진흥청은 대구 군위군에는 이런 착색이 필요 없는 황색 사과 '골든볼' 보급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농촌진흥청은 과수뿐 아니라 약용 작물 등 다양한 작물의 기후변화 분석을 통해 미래 대응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후변화가 미래의 문제라면 과수화상병은 현재 가장 큰 위협이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적용 사과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자료 갈무리) 2023.09.27 /뉴스1 |
과수화상병은 장미과에 속하는 180여종의 식물의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타서 화상을 입은 것과 같이 변하며 식물이 말라 죽어가는 병이다. 식탁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과·배·모과의 나무에 발병한다.
과수화상병은 아직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어 발병 시 매몰하는 등 예찰 및 확산 방지가 최선인 상황이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경기도 안성, 충청남도 천안, 충청북도 제천 등에서 처음 발병 보고가 이뤄졌고 2021년 6월까지 이 지역에서만 발병했다.
2021년 6월 사과 재배가 많은 경북 안동·영주에서 과수화상병이 확진돼 과수가 매몰처리됐다. 올해는 강원도 양구군에서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병이 확인됐다. 특히 양구군은 기존 발병지인 충청, 경북 인근 지역이 아니어서 과수 농가가 긴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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