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판문점 무단 월북' 미군 병사 '추방' 결정… 두 달 열흘 만
- 23-09-27
'공화국 영내 불법 침입' 결론… 별도 처벌 없는 듯
방식 주목… 한미와 접촉하거나 중국 보낼 가능성
북한이 지난 7월 판문점을 통해 무단 월북한 주한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병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공화국 해당 기관에서는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한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을 공화국법에 따라 추방하기로 결정하였다"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킹 이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무단 월북한 것을 '영내로 불법 침입한 것'으로 결론내고 별도의 처벌 없이 추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공화국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대한 환멸로부터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하였다고 자백했다"라고 설명했다.
킹 이병은 주한미군에서 복무하던 중 폭행 혐의 등으로 40여일간 구금 처분을 받은 뒤 지난 7월17일 추가 징계절차를 밟기 위해 미 본토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킹 이병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은 채 몰래 출국장을 빠져나와 이튿날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견학 도중 판문점 내 유엔군사령부 군정위원회 회의실 건물 사이의 분계선을 넘어 무단으로 북한으로 넘어갔다.
미국은 이후 유엔군사령부(UNC)를 통해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 8월16일 킹 이병이 월북한지 한달 여 만에 처음으로 입장을 내고 킹 이병이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킹 이병의 망명 신청에도 불구하고 그를 추방한 것은 정치적 활용 가치가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킹 이병 사건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했으나 북한이 사건 발생 두 달여 만에 그를 추방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유의미한 접촉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이날 킹 이병의 추방 방식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유엔군사령부 혹은 우리 측과 접촉해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내는 방식, 혹은 자체 항공편으로 중국으로 추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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