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남부에 ‘공포의 기생충’ 경보 울려퍼져

“뇌·척수 들어가 엄청난 염증”…동남아 떠돌던 광동주혈선충증

덜 씻은 농작물 등 매개로 인간 감염 증가한 듯…발병 사례 증가

 

미국 동남부 지역에서 '공포의 기생충'으로 통하는 '광동주혈선충'(Angiostrongylus cantonensis)이 확산돼 비상이 걸렸다. 이 기생충에 오염된 농작물을 매개로 ‘광동주혈선충증’이 확산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이 기생충은 통상적으로 동남아시아 일대와 태평양 섬들에서 주로 발견됐지만 최근 들어 조지아와 텍사스,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플로리다 등지에서 크게 늘었다.

선충류에 속하는 기생충인 광동주혈선충 알은 들쥐의 뱃속에서 부화한 뒤 대변에 섞여 체외로 배출되면 달팽이나 민달팽이의 몸으로 옮겨가 성장을 이어간다.

그렇게 3기까지 큰 유충은 감염된 달팽이를 잡아먹은 들쥐의 폐혈관으로 가서 성충이 되고 알을 낳는 방식으로 번식 사이클을 이어간다.

문제는 달팽이의 몸에 있던 광동주혈선충의 유충이 들쥐에게만 옮겨지는 게 아니란 점이다. 달팽이가 흘린 유충에 오염된 농작물이나 감염된 식용 달팽이 등을 먹은 인간도 광동주혈선충증에 시달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감염 단계의 기생충은 뜻하지 않게 인간에 의해 섭취되면 뇌나 척수로 이동해 엄청난 염증을 일으켜 메스꺼움, 구토, 경부강직, 두통, 사지 저림 등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물게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통상 2∼8주간 이어지며 어린이에게서는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광동주혈선충은 반려동물이나 조류, 여타 야생동물에도 감염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야채를 철저히 씻고 달팽이나 게, 민물새우, 개구리 다리 등을 날 것이나 덜 익은 채 먹어선 안 된다”면서 “달팽이와 민달팽이를 취급할 때는 꼭 장갑을 끼고 언제나 야채와 손을 씻어서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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