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한인 조성빈씨 역경과 시련 극복해 결국 UW 의사됐다
- 23-09-22
초등학생때 부모 따라 이민왔지만 체류신분으로 레지던시 힘들어
유학생 받아주는 곳 없어 의대졸업 후 4년간 커뮤니티칼리지 등록도
흉부외과서 내과로 전환 뒤 중부 대학병원서 마치고 UW병원 채용
시애틀 한인이 미국 체류 신분으로 겪어야 했던 엄청난 역경을 극복한 뒤 최근 UW병원 내과 전문의로 발탁돼 화제다.
9월부터 UW 병원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주인공 조성빈(영어명 아이잭 조ㆍ37ㆍ사진)씨의 도전과 극복의 이야기는 25여년 전부터 시작된다.
조씨의 아버지 조대형씨는 좋은 환경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두 아들과 부인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모든 이민자들이 미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던 것과 같이 조씨도 원래 계획했던 이민 계획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아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생계를 위해 과일장사 등을 하며 힘들게 버티다 현재는 E-2 신분으로 테리야키를 운영하고 있다.
영주권을 취득할 수 없는 E-2 체류신분 때문에 조씨의 둘째 아들이었던 조성빈씨는 성인이 된 21살 이후 학생비자(F비자)로 바꿔 유학생 신분으로 공부를 해야 했다.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던 성빈씨는 밤낮으로 공부를 하면서 워싱턴대학(UW)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뒤 명문 USC 의대에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유학생 신분이었지만 의대 4년을 무사히 다니면서 흉부외과 의사가 되겠다던 성빈씨의 역경은 정작 의대를 졸업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통상적으로 미국에서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의대를 졸업한 뒤 병원에서 5년간의 레지던시 과정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차별과 불평등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유학생 신분이었던 그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뉴욕에 있는 2개 병원에서 1년씩, 2년간의 레지던시 자리를 구했다. 3년차 레지던시 기회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성빈씨는 미국 체류 신분을 위해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을 한 뒤 1년에 한번씩 기회가 있는 레지던시를 찾아야 했다.
미국내에서도 최고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의대 졸업생이 무려 4년간이나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한 상태로 레지던시 자리를 찾아야 하는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좌절과 고통의 시간을 보낸 뒤 3년 전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흉부외과에서 내과로 전공을 바꿔 중부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 레지던시 지원을 했는데 대학 최고위직이었던 면접관이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합격을 시켜준 것이다.
3년간의 레지던시 수련 과정을 훌륭하게 마친 성빈씨는 올해 여름 여러 대학 병원으로부터 스카웃 제안을 받았지만 자신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UW병원을 선택했다.
아버지 조대형씨는 아들의 소식을 전해오면서 “부모의 미국 체류 신분 때문에 말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을 아들에게 안겨준 것 같아 미안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도 “저같은 한인 이민자 자녀들이 겪을 수 있는 사연이어서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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