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휘발유·경유 수출 일시 제한…겨울 앞두고 또 에너지 무기화?

러, 자국 시장 안정 위해 4개 옛 소련 국가 제외한 모든 국가에 휘발유 및 경우 수출 일시 중단

FT "겨울 앞두고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원유 공급을 무기화하고 있단 우려"


러시아가 자국 시장의 안정을 위해 4개 옛 소련 국가들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휘발유와 경우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고 정부 발표를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성명에서 "일시적 규제는 연료 시장에 공급을 크게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이뤄진 러시아 주도 유라시아경제연합(EEU) 회원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에너지부는 이번 금지 조치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시장 공급 상황에 따라 향후 조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의 조치는 최근 수개월 동안 러시아가 휘발유와 경유 부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소매가는 인플레이션에 맞춰 억제되고 있지만 도매가는 급등했다.

특히, 연료 부족은 러시아 남부 농업지대에서 우려가 크다. 연료는 수확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심각한 위기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크렘린궁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연료 시장은 정유공장의 유지보수, 철도의 병목현상 그리고 연료 수출을 유인하는 루블화 약세 등의 요인들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드들과 LSEG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9월의 첫 20일 동안 경유와 휘발유를 170만톤을 해상 수출했는데 이는 전월 동기 대비 약 30% 감소한 수치다.

이번 수출 금지 조치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겨울을 앞두고 연료 공급이 혼란을 겪을 위험이 있다면서 그 여파가 얼마나 클지는 금지 기간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면서, 러시아가 겨울을 앞두고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원유 공급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유럽에서 경유 가격은 이날 러시아의 발표 직후 거의 5% 상승하면서 톤당 1010달러를 넘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역시 상승 반전하며 1% 오른 배럴당 94달러를 나타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경유 공급국 가운데 하나이자 주요한 원유 생산국이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은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오펙플러스와의 계약에 따라 이미 축소됐고, 이로 인해 국제유가는 지난 6월 이후 30% 급등했다.

특히 러시아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안정화에서 고정하고 있고,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공급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우려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전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헤닝 글로이스테인은 "러시아는 유럽과 미국에 고통을 주길 원한다"며 "(이것은) 에너지 시장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 이용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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