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휘발유·경유 수출 금지, 세계에 미칠 파장은

자국 시장의 안정을 위해 4개 옛 소련 국가들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휘발유와 경우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는 러시아 정부 발표 후 22일 아시아에서 경유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파가 오래갈 것으로 보지 않았으며 아시아 시장은 특히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깜짝 수출 금지 조치 후 이날 싱가포르의 두바이유 경유 가격은 2.7% 상승하여 배럴당 3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1월 이후 최고치인 8월 마감 고점인 배럴당 34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싱가포르 국제현물시장의 두바이 경유가 추이 
싱가포르 국제현물시장의 두바이 경유가 추이 


러시아는 최근 수개월 동안 휘발유와 경유 부족을 겪고 있다. 정유공장의 유지보수, 철도의 병목현상 그리고 연료 수출을 유인하는 루블화 약세 등이 원인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날(21일)부터 발효된 이 규제가 오랫동안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일부 단기적인 예외를 제외하고 전 세계 연료 시장의 기존 경직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았다. 세계의 많은 정유소가 생산량을 더 늘릴 방법이 없는데 겨울철이 되 수요가 증가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중국의 항공 운항 회복 속도도 빨라지고 있어, 디젤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제품인 제트 연료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호주 연방은행의 비벡 다르 분석가는 “러시아가 연료 수출 금지 조치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미 러시아 철도 당국이 선적을 승인했거나 해상 운송을 위한 선적 서류가 있는 경우 연료 화물의 수출을 러시아 정부가 허용할 것이기에 즉각적으로 큰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유업계 컨설턴트 기업인 FGE는 메모에서 "(모자랄 것으로 우려했던) 국내 공급이 보충되면 러시아는 예비 저장 용량 부족으로 인해 수출을 재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러시아 경유 수출은 2주 안에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JP 모건체이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금지 조치가 “10월 수확이 끝날 때까지 몇 주”만 지속될 것이라고 썼다. 러시아 남부 농업지역은 수확을 해야 하는데 연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중국과 인도의 원유 가공 업체들은 이미 이란산 뿐 아니라 러시아산 원유의 막대한 양을 가공해 국제적으로 더 많이 수출해왔다. 또 아시아는 러시아 경유와 휘발유의 주요 구매자는 아니기에 이번 금지 조치로 인해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