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로 오히려 더 강해진 중국, 반도체 자립 '성큼'

“중국이 자체 개발한 7나노 공정 반도체를 사용, 화웨이가 최신폰을 발표함에 따라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재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 양츠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중국명 창장메모리)가 장비 국산화에 거의 성공, 중국이 반도체 자립에 한 발 더 다가섰다”- SCMP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애플과 같이 자체 프로세서 반도체 설계를 할 수 있음이 입증돼 세계적 빅테크 기업에 합류했다” -FT

최근 중국 반도체 굴기와 관련된 외신들의 보도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등 대중 반도체 제재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중국은 오히려 반도체 굴기에 박차를 가해 반도체 자립에 다가서고 있는 것.

◇ 블룸버그 "미국 대중 제재 무용지물" : 블룸버그는 지난 4일 미국의 집중 제재를 받던 화웨이가 3년 만에 발표한 최신 휴대폰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에 사용된 반도체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며, 이를 중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SMIC가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의 직원이 최신 휴대폰인 '화웨이 메이트 60'을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화웨이의 직원이 최신 휴대폰인 '화웨이 메이트 60'을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가 애플의 최신 아이폰과 속도가 같다며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자체 반도체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반도체 자립에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 제재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 중국 YMTC 반도체 장비 국산화 성공 :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 양츠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중국명 창장메모리)가 장비 국산화에 거의 성공, 중국이 반도체 자립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연초 정부의 70억 달러(약 9조3000억원) 보조금을 받아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매진한 결과, 국산화에 거의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베이징에 기반을 둔 국내 장비업체 베이팡화촹과 협력, 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베이팡화촹에 대량으로 장비를 주문했고, 이 장비로 3차원 낸드 플래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YMTC는 미국 반도체 장비 회사 ‘램 리서치’에서 장비를 수입했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자립의 또 다른 이정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FT “화웨이 애플과 같은 반열에” :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애플과 같이 자체 프로세서 반도체 설계를 할 수 있음이 입증돼 세계적 빅테크 기업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FT는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의 ‘기린 9000S’ 프로세서를 분석한 결과, 화웨이가 자체 프로세서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최근 공개한 메이트 60 프로 - 회사 홈피 갈무리
화웨이가 최근 공개한 메이트 60 프로 - 회사 홈피 갈무리


기린 9000S는 8개의 중앙처리장치(CPU) 코어를 탑재했다. 이 중 4개는 세계 스마트폰 프로세서 시장을 지배하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설계 그대로다.  

하지만 나머지 4개 코어는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화웨이가 산하 반도체 설계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자체 개발한 제품이다.

자체 반도체 개발은 고도로 복잡하고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애플이나 삼성전자 같은 소수 빅테크 기업만 가능하다며 이제 화웨이도 명실상부하게 빅테크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고 FT는 평가했다.

중국이 반도체 자립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 미국 다급한 기색 역력 : 이에 따라 미국은 다급해지고 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화웨이가 7나노 반도체 대량 생산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단 1센트도 중국의 반도체 개발 자금에 이용돼서는 안된다” 등의 발언을 하며 대중 제재의 고삐를 더욱 쥐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미국 반도체 지원법의 가드레일(안전장치) 최종 규정이 몇 주 내로 완성될 것"이라며 "단 1센트의 지원금도 중국이 우리를 앞서가는 데 도움 되지 않도록 바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법 가드레일이란 미국에서 투자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10년간 중국 등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5% 이상 늘리면 보조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망을 뚫어낸 것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그는 "중국이 7나노 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7나노 공정 프로세서 개발에 성공한 것은 맞지만 수율(생산품 중 정품 비율)이 낮을 것이란 얘기다.

물론 수율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7나노 반도체를 개발한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보고 있다.

◇ 젠슨 황 "반도체 제재 중국 자립만 앞 당겨줄 것" :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칩을 살 수 없다면 자체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만 도와줄 뿐"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 능력을 경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

 

그의 경고대로 미국의 대중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자립만 앞당겨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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