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도와 정면충돌…인도에 일방적 구애하는 미국 곤혹
- 23-09-20
서방의 대인도 정책에 균열 발생할 수도
캐나다와 인도가 시크교 지도자 살해 사건과 관련, 정면충돌함에 따라 인도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구애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에 일방적 구애를 하고 있다. 미국은 구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을 키웠듯 지금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인도 관계는 사상 유례없이 좋다. 미국은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도 인도가 싼값에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것을 묵인하는 등 인도를 일방적으로 짝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또 다른 최고의 맹방인 캐나다와 인도가 시크교 지도자 살해 사건으로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어 미국이 곤란한 처지에 빠지고 있다. 미국이 캐나다와 인도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에 빠진 것이다.
캐나다 편에 선다면 원래 독자노선을 추구했던 인도가 미국을 배반할 가능성이 있고, 인도 편에 선다면 민주주의 보편 가치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권을 수호하려는 노력과 지정학적 이익을 위해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와 협력해야 하는 실용적인 필요성 사이에서 자주 갈등을 겪는다.
미국이 인권이라는 보편가치를 추구하면 국익에 손해가 나고, 인권을 무시하고 제3세계 독재정권과 타협하면 서방의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요원들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크지를 살해한 사건이 이후 미국이 보편가치인 인권의 강조하며 이를 비판하자 사우디는 최근 중국과 급격하게 가까워지고 있다. 인권을 위해 국익을 희생한 경우다.
캐나다에서 벌어진 시크교 지도자 살해사건 전말은 이렇다.
인도의 주요 종교는 힌두교다. 시크교는 소수 종교다. 시크교는 ‘칼리스탄’이라는 신정일치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시크교도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인도 북서부 펀자브 지방에 신정일치 국가를 건설하는 목표를 세우고 분리독립 운동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인도는 1990년대 자국 내 시크교도 반란을 완전히 진압했다.
이에 따라 시크교 독립운동 세력들은 해외로 근거지를 옮겼다. 특히 캐나다는 인도 펀자브에 이어 시크교도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일 정도로 시크교도들은 캐나다에 대거 이주했다.
140만 인도계 캐나다인 중 77만 명이 시크교도일 정도다. 인도계 캐나다인 절반 이상이 시크교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서 독립운동이 활발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6월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시크교 분리독립 운동가 하딥 싱 니자르(46)가 총격을 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캐나다 외교부는 18일 이 사건에 인도 정보요원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캐나다 주재 인도대사관 정보 담당 영사를 추방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이날 국회에 출석, "캐나다 시민을 살해하는 데 외국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고 규탄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 정보기관은 인도 정보요원이 니자르의 사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혐의를 밝히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가장 강력한 용어로 인도 정부가 캐나다와 협력해 진상 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도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발끈했다. 이에 따라 10년 만에 재개된 양국간 자유무역헙정(FTA) 협상이 중단됐다.
인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캐나다가 제기한 의혹은 터무니없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이같이 근거없는 주장은 캐나다에 도피처를 제공받은 칼리스탄 테러 집단에 대한 논의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캐나다 정부가 자국 영토에서 활동하는 모든 반인도 세력에 신속하게 실효성 있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와 캐나다가 시크교 문제로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인도 정책에 대한 서방의 단결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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