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추석 앞둔 노량진수산시장…"밥 먹을 시간도 없었는데"
- 23-09-21
오염수 방류 한 달째…수산물 소비 심리 완전 회복 안돼
온누리상품권 덕에 최악은 면해 "매출에 크게 보탬"
"명절 대목이잖아요. 원래 이맘때면 밥도 못 먹고 정신없이 일해야 하는데…"
19일 낮 1시쯤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홍어를 판매하는 상인 최모씨는 도시락통에서 밥숟가락을 꺼내 들면서 "추석 앞두고 한창 바글바글할 때인데도 요즘 손님이 줄어 한가하다"며 "아무리 평일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너무 없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 지 한 달 가까이 돼 가지만 수산물 소비 심리는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수산시장 상인들에게 '오염수 방류' 얘기를 묻자 대부분은 말을 아꼈다.
한 상인은 "자꾸 사람 없다고 하니까 더 안 오려고 하는 것 같다"며 "아직 오염수가 생선에 영향을 끼치는지도 모르는데 너무 과장해 떠들어대는 것이 문제"라며 속내를 내비쳤다.
활어를 판매하는 상인 권모씨는 "원래 명절에는 활어보다는 건어물이나 굴비 같은 것들이 더 잘 팔리긴 한다"면서도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 타격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놨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수산물 소비를 장려하고 나서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한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연말까지 '온누리 상품권 환급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을 2만5000원 이상을 구매하면 1만원짜리, 5만원 이상을 구매하면 2만원짜리 온누리 상품권을 나눠준다.
노량진수산시장 2층 로비에 마련된 온누리 상품권 환급 부스는 줄의 시작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00여 명의 사람들이 'ㄹ'자 형태로 굽이굽이 줄지어 서 있었다. 2층 식당가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손님이 줄긴 줄었어도 여기(온누리 상품권 부스)는 항상 사람이 많다"고 했다.
19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2층 로비에 마련된 온누리 상품권 환급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23.09.19/ 홍유진 기자 |
온누리상품권을 받은 한 방문객은 "상품권 받으려고 아침 10시부터 와서 기다렸다"며 "구매 금액에 맞추려고 갈치를 6만원어치 정도 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먹고사는 일인데 안 먹을 수도 없고 (오염수 방류에) 그냥 신경 안 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상인들도 온누리 상품권 환급 행사가 매출에 크게 보탬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냉동 수산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온누리 상품권이 풀리고서 사정이 훨씬 나아졌다"며 "반짝 효과가 아니라 계속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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