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잇' 쿠키"…'할매니얼' 약과 열풍, NYT가 집중 조명
- 23-09-20
전통 과자 약과, 세대 간 연결 고리 역할 수행
현대인 입맛 맞춰 진화…'살아 숨쉬는' 韓유산 평가
"호박빛 광채 한국 전통 과자 '약과(Yakgwa)'의 맛은 시대를 초월합니다."
꿀과 밀가루, 물, 술 등을 섞어 반죽해 기름에 튀킨 한국의 전통 과자 '약과'의 매력에 주요 외신이 집중 조명했다. K팝, K드라마, K뷰티뿐 아니라 전통 K디저트인 약과에 대해 18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자세히 다루며 한류 열풍은 그야말로 분야를 초월하고 있다.
NYT는 이날 한국의 전통 디저트인 약과가 특히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현상에 대해 비중 있게 다뤘다.
최근 '할매니얼(halmaenials)' 열풍이 불면서 한국의 옛 전통 과자인 약과도 MZ세대들에게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를 일컫는 ‘할매’와 ‘밀레니얼’의 합성어인 할매니얼은 할머니 세대의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의미한다. NYT가 직접 할매니얼 단어를 그대로 기사에 인용했다는 점은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음식뿐 아니라 의류와 악세사리, 유튜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할매니얼 열풍이 일고 있는데, 약과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시 사랑받고 있는 이유엔 할매니얼 열풍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할매니얼로 부활한 약과의 인기는 단순한 음식의 맛뿐 아니라, 전통과 유산에 대한 세대 간 연결고리의 역할을 수행하며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레스케이프×벤앤제리스 서머 어페어 패키지의 곶감 약과 아이스크림(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
달콤한 생강과 꿀에 적신 맛있는 약과는 고대 시대부터 많은 이들이 즐겨 먹어왔다. 특히 불교를 국교로 받아들였던 고려시대에는 육식을 멀리하게 됐고, 이에 과자 문화가 매우 잘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가루와 꿀, 조청 등을 구하기가 어려워졌을 때에도 약과의 인기가 높다보니 한때는 국가적으로 약과를 만드는 것을 금지한 적도 있다고 한다.
오늘날 들어서는 전통의 생강과 꿀뿐만 아니라 라벤더, 초콜릿, 쿠키 앤 크림과 같은 혁신적인 옵션으로 현대화된 버전의 약과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아울러 '골든피스'와 '장인한과'와 같은 고급 약과 브랜드들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약과를 열성적으로 구매하는 '약켓팅(약과와 티켓팅을 합친 신조어)'이라는 말도 생겼을 정도다.
◇ NYT "현대에 발맞춰 진화해온 약과, '살아 숨쉬는' 유산"
NYT는 약과의 매력은 맛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특히 약과의 경우 전통적으로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이나 생일, 인생의 4대 통과의례인 성인식, 결혼식, 회갑연, 제사 등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었던 만큼 그 의미가 더 깊다는 것.
이처럼 중요한 날에 먹는 음식이었던 약과는 인생의 풍요로움을 한층 더 가미시켜주는 즐거운 음식으로 간주돼왔다고 NYT는 평했다.
아울러 가족들이 한데 모여 중요한 순간에 약과를 나눠먹으면서 가족들 간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도 약과의 역할이 있었다고 한국학 교수 최혜열 박사는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약과는 이러한 통과의례와 관련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방과 후 간식이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상 디저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대에 뿌리를 둔 약과는 '타임 캡슐'로 보긴 어렵다고 NYT는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통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인의 수요와 입맛에 맞춰 진화해온 만큼 서울이라는 도시처럼 약과는 '살아 숨쉬는' 한국의 유형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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