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인구 10명 중 1명은 80세↑…맥도날드엔 90세 직원이 맹활약
- 23-09-18
대기업들 '다양성' 내세워 고령 노동자 적극적으로 모집
日 일하는 고령자 927만명…"연금으로는 먹고살 수 없어"
"일터에 오면 허리가 쭉 펴져요. 이게 제일 좋아요"
일본 구마모토 소재 맥도날드에서 '청소 크루'로 일하는 혼다 다미코 씨는 또박또박한 말씨로 FNN에 이렇게 말했다. 단정한 유니폼 차림으로 매장 구석구석을 쓸고 닦는 그의 나이는 올해로 90세. 23년째 근속 중이다.
◇고객과 기업을, 세대와 세대를 잇는 '다미쨩'
혼다 씨는 맥도날드가 일본에 진출한 1971년보다 38년 먼저 태어났다. 전국 여성 맥도날드 크루 19만 명 중 최고령자로 현재는 15살 막내 직원과 함께 일하며 '다미쨩(양)이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지금까지 그를 거쳐 간 점장은 10명에 이른다.
매장 점주는 혼다 씨가 건네는 아침 인사를 들으면 "안심이 된다"며 "주위에 활력과 힐링을 주는, 매장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설명했다. 점포 입장에서도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안정적으로 근무가 가능한 혼다 씨는 중요한 일원이다.
"일하는 것이 곧 건강 비결"이라는 혼다 씨는 몇 살까지 일하고 싶냐는 물음에 "100살까지가 목표!"라고 힘찬 목소리로 답했다.
맥도날드 재팬은 채용 사이트에 '서스테이너빌리티(지속 가능성' 카테고리를 통해 학생·주부·프리미엄 에이지(시니어)·외국인·챌린지(장애인) 크루를 위한 채용 소개란을 따로 만들어 두었다. 각종 포스터에도 시니어 크루가 섞여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맥도날드재팬의 채용 페이지 일부. "일하는 보람을 모두에게"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출처 : 맥도날드재팬) 2023.09.18/ |
혼다 씨는 "(동료) 크루들도 다들 좋으니까 정말 행복하다"며 "직장은 이래야지! 이러면 몇 살까지든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日 10명 중 1명은 80세…일하는 고령자 927만 명
18일 일본 '노인 공경의 날'을 하루 앞두고 내무성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에서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전년 29.0%에서 29.1%로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베이비 부머세대가 계속 늙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인구 중 80세 이상은 약 1259만 명이며 75세 이상은 최소 2000만 명이다.
AFP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불안정한 일자리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는 초고령화로 이어졌다.
그 결과 일본은 일자리를 채우고 사회 복지 비용을 충당할 젊은 세대가 줄어들어 노인 돌봄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혼다 씨처럼 즐겁게 일하는 고령자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기업들도 고령자 채용 기회를 넓히고 있다.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슈퍼 기업 이온 리테일은 65세 이상 직원 총 1만2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10% 이상이다.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77세 여성 A씨는 "연금으로는 거의 먹고 살 수 없다"고 말했다. 64세 남성 청소부도 "죽을 때까지 일하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현재 900만 명 이상의 고령자가 일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노동 인구의 13.6%를 차지한다. 근로자 7명 중 1명인 셈이다.
고령 인구로 범위를 좁히면 4명 중 1명이 일하는 셈이다. 70~74세 인구 중에서는 3분의 1이 노동자다.
한국의 경우 고령자의 36.2%가 일터를 떠나지 못하고 있어 일본보다 비율이 더 높다. 미국은 18.6%, 프랑스는 3.9%다.
2040년까지 일본에서 노인 인구의 비율은 전체의 34.8%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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