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와인 vs 5만원 과일세트"…불황에 추석선물 양극화

백화점 억대 주류세트, 대형마트 가성비 세트 인기

"초저가·초고가 외엔 외면 가능성, 차별화 마케팅 등 대응 필요"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농축수산물 명절 선물가액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높이며 고가 선물세트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가성비' 선물세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명절선물 시장에 명품 등 고가 제품을 선호하거나, 경기 불황에 따른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일제히 초고가 주류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롯데쇼핑(023530) 롯데백화점은 3억2900만원 상당 빈티지 와인 '샤또 페트뤼스 버티컬 세트'를 내놨다. 총 18병으로 구성한 상품이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싱글몰트 위스키 '보모어 50년 1969' 700ml 1병을 1억500만원에 한정판매한다.

현대백화점(069960)은 1억원대 상품으로 와인 '마담 르루아 그랑크뤼 컬렉션'(1억4900만원)과 도멘 도브네 화이트와인 컬렉션(1억1000만원), 페트뤼스 버티컬 컬렉션(1억원)을 내놨다.

편의점에서도 억대 위스키가 추석 선물세트로 나왔다. 180병 한정생산된 '고든앤맥페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로, GS25에서 1억원에 판매한다.

아직 이 위스키는 판매되지 않았으나 GS25에서 판매하는 골드바 상품은 현재까지 6억2000만원어치(판매수량 300여개)가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높게는 300만원에 육박하는 사이판, 제주 등 여행상품 판매액은 약 3700만원(20여건)이다.

이처럼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준비한 배경엔 다양해진 고객 기호에 발맞추려는 측면이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고든앤맥페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GS리테일 제공)
고든앤맥페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GS리테일 제공)


동시에 대형마트에서는 고물가로 인한 알뜰 소비 트렌드가 추석 선물세트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마트(139480)가 8월10일~9월4일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실적을 확인한 결과 5년만에 가격을 내린 10만원대 가성비 한우세트는 600개 넘게 판매돼 전체 한우 냉장세트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추석 행사가보다 22% 저렴하게 책정한 4만9700원 '샤인머스캣 3입 세트'는 1000세트 넘게 팔렸다.

롯데마트는 지난 추석 대비 5만원 미만 과일 선물세트와 10만원 미만 축산 선물세트 등 가성비 선물세트 품목을 약 10% 늘리고, 물량은 20%가량 확대한 바 있다.

8월10일~9월5일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분 중 축산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추석 대비 50% 늘었는데, 한우 선물세트 일부 품목 가격을 지난 추석보다 낮추고 10만원 미만 세트를 늘린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홈플러스는 8월10~31일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중간 분석 결과 카드할인 적용시 가격이 10만원선 아래로 내려가는 LA식꽃갈비 냉동세트 미국산·호주산, 5만원 안팎인 프리미엄 샤인머스캣 세트 등이 높은 판매수를 기록했다.

e커머스에서도 이런 흐름이 엿보인다.

인터파크쇼핑은 가격대는 5만원 미만, 품목은 건강기능식품, 견과류, 생활선물세트 등이 반응이 좋자 이에 맞춰 △정관장 화애락 터닝미 70ml 30포 △산과들에 원데이오리지날 견과선물세트 △엘지생활건강 월드트래블 에디션 등을 대표상품으로 내놨다.

이처럼 고가와 가성비 선물이 동시에 인기를 끄는 건 '불황형 소비'의 특징으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불황으로 현시적 소비와 절약형 소비가 동시에 나타난다면서 "소비패턴 양극화로 초저가나 초고가가 아닌 제품과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가능성도 상존해 기업 입장에선 고객은 물론 상품·서비스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는 등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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