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봉합 시도인가…美 정보당국 "中 정찰 풍선 잠정 중단한듯"

"中, 정찰풍선 美 상공 통과 의도 없어…책임자 질책도"

 

중국이 미국을 뒤흔든 정찰 풍선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미 당국자 소식통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CNN에 올해 초 중국의 고고도 정찰용 풍선(surveillance balloon)이 미국을 상공을 가로지르는 대형 외교사고가 발생하자 중국 당국은 관련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정찰용 풍선이 미국 상공을 가로지를 의도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 지도자들은 정찰 프로그램 운영 책임자들을 질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월 자국 본토 상공에서 고고도 정찰 기구를 잇따라 탐지했고, F-16로 격추시켰다. 당시 미국 정부는 이를 중국 정부의 소행으로 보며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판했는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고위급 방중 계획은 모두 전격 연기됐고 미중간 긴장은 더욱 격화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격추된 풍선이 기상 관측용 비행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비행선은 민간 성격이며 기상학과 같은 과학 연구에 사용된다"며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축했다.

다만 중국 측이 당시 정찰 풍선을 통해 민감 정보를 수집하지는 못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봤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미 국방부는 격추된 정찰 기구의 잔해에 대한 분석을 마친 결과 이 기구가 미국 상공을 비행하는 동안 정보를 수집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정찰 풍선이 미국을 통과하거나 미국 상공을 비행하는 동안 정보가 수집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우리가 한 노력(격추)이 분명 기여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돌연 정찰 활동을 중단한 이유가 미중간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중국 분석가를 지낸 크리스토퍼 존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정찰 프로그램이 중단된 것은 오는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미중 관계를 안정시키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존슨 연구원은 "중국이 정찰 활동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거나 더는 정찰 활동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겠지만, 관련 활동을 조용히 중단한 것은 긍정적인 조치"라면서 "아마도 중국은 이를 통해 미중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찰 활동이 언제까지 중단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존슨 연구원은 11월 APEC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정찰 프로그램 중단 혹은 재개 여부에 대한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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